7일 현재 노조 파업 27일째, 직장폐쇄 17일째, 기자 23명 중 18명 무기정직 등 징계, 무더기 고소ㆍ고발…. 지난해 6월 경영진의 삼성 관련 기사 삭제로 촉발된 시사저널 사태가 갈수록 꼬이고 있다. 노사가 지난 주 협상을 재개하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 했으나, 6일 금창태 사장의 기자회견이 진실 공방으로 번지고, 최근 시사저널에 실린 이마트 관련 기사의 배경에 의혹을 제기한 MBC 이 새로운 논란의 불씨를 제공했다.
지난해 6월 무슨 일이 있었나
사태의 발단인 기사 삭제 경위를 둘러싼 노사간 공방의 초점은 금 사장이 편집국에 기사를 빼라고 요구한 시점과 그 이유. 양측의 주장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시사저널 발행인 겸 편집인인 금 사장은 6일 사태 발생 이후 처음 연 기자회견에서 기사를 뺀 이유를 “익명의 제보를 바탕으로 해 신뢰성에 문제가 있고 당사자들의 반론도 없고 상당부분이 사실을 왜곡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이유로 이윤삼 당시 편집국장에게 기사를 보류하고 반론도 보장해 추후 다시 다루자며 설득했으나 이 국장이 기사를 인쇄소에 넘겨버린 뒤 연락을 끊어 간부회의를 거쳐 ‘편집인의 권한’으로 기사를 삭제했다는 것이다.
노조는 즉시 반박 기자회견을 열고 “금 사장은 해당 기사를 보기 전에 삼성그룹으로부터 전화를 받자마자 이 국장을 불렀고 해당 기자도 불러 삼성 모 인사와의 친분을 들어 기사를 쓰지 말라고 부탁했다. 이는 금 사장이 노조측에 인정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노조는 또 기사 삭제를 결정한 회의가 열렸던 때 이 국장은 평소대로 야근 중이었으나 금 사장은 국장을 부르지도 않았고 기사 삭제 이후에도 통보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금 사장은 해당 기사를 처음 본 시점 등 노조측 반박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사태의 본질과는 전혀 관련 없는, 회사 내부의 사소한 문제”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기름 부은 의혹 보도
은 6일 사태의 전말을 다룬 ‘삼성공화국, 언론은 침묵하라’(연출 강지웅)에서 최근 시사저널에 실린 ‘이마트 사전에 2등은 없다’ 등 신세계 관련 기사가 금 사장의 부인이 이마트 지점에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금 사장은 “터무니없는 음해”라면서 강지웅 PD와 MBC를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금 사장은 또 “강 PD는 공정 보도를 약속하는 각서까지 쓰고도 이를 어겼으며 MBC는 그 외 <뉴스 후> 등 여러 프로그램에서 시사저널을 비방했다”고 주장했다. 금 사장은 “집사람 명의로도 별도로 고소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
이와 관련, 시사저널 노조는 7일 “PD수첩 보도를 통해 왜 시사저널에 신세계 사보에 싣기에도 민망한 일방적 찬가가 실렸는지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었다”면서 “금 사장은 기자와 대화할 자격을 잃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태 수습의 지름길인 노사 협상이 원만하게 이뤄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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