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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단 간부 권총 피살… '도쿄 조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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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단 간부 권총 피살… '도쿄 조폭전쟁'

입력
2007.02.07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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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東京) 도심에서 폭력조직 간 영역싸움으로 보이는 권총 발포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5일 오전 10시10분께 도쿄 미나토(港)구에 있는 세칭 ‘록퐁기(六本木)로’ 빌딩가에서 승용차에 타고 있던 조직폭력단 스미요시카이(住吉會) 계 간부(43)가 괴한의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일본 경찰에 따르면 헬멧을 쓴 2인조 괴한이 폭력단 간부의 자동차로 걸어와 권총 3발을 쏘고 도망쳤다. 평소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에서 벌어진 총격 살인이었기 때문에 사건 당시 대소동이 벌어졌다.

1시간 뒤인 11시께는 총격 현장으로부터 1.5㎞ 떨어진 야마구치(山口)구미 계 사무실에 총탄이 발사됐다. 6일 아침 6시20분께에도 도쿄 시부야(澁谷)구, 도시마(豊島)구에 있는 야마구치구미 계 사무실에 잇따라 총탄이 발사됐다. 3건 모두 부상자는 없었다.

경찰은 조직간 영역싸움의 와중에서 총격 살인이 발생했고, 이에 따른 보복 총격전이 이어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특히 그동안 수면하에 있었던 관할권을 둘러싼 폭력단 간의 ‘영역쟁탈 전쟁’이 표면화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2005년 가을께부터 이 같은 상황을 예측, 촉각을 곤두세워 왔다. 이 해 9월 일본 최대 폭력단인 야마구치(山口)구미가 도쿄의 군소 폭력조직이었던 고쿠스이카이(國粹會)파를 산하에 편입시켰기 때문이다. 경찰은 당시 ‘야마구치구미 집중단속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할 정도로 사태 확산을 우려했다.

1915년 고베(神戶)에서 결성된 야마구치구미는 2004년 말 현재 전체 폭력배의 45%(3만9,200명)를 차지하는 거대 조직이지만, 도쿄에는 기반이 거의 없었다. 90년 하치오지(八王子)시에서 벌어진 ‘조직 전쟁’을 통해 처음으로 도쿄 진입에 성공했지만, 당시는 다른 조직과의 정면 충돌을 피하기 위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고쿠스이카이의 전격적인 흡수는 야마구치구미의 도쿄 진출 의지를 강력하게 선언한 것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고쿠스이카이 파는 록퐁기 시부야(澁谷) 신바시(新橋) 니혼바시(日本僑) 아사쿠사(淺草) 아키하바라(秋葉原) 등 도심 번화가를 관할 영역으로 해왔지만, 군소 조직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자신의 영역을 다른 조직에게 임대해 줘야 했다. 야마구치구미는 고쿠스이카이 파 흡수 이후 곧바로 영역의 반환을 요구해 다른 조직들간에 긴장이 고조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각 지방자치단체는 ‘폭력단원에 의한 부당한 행위방지 등에 관한 법률’(폭력대응법)에 따라 조직 폭력단을 ‘지정 폭력단’으로 규정해 감시할 수 있다. 일본에서 이 같은 폭력단은 2006년 5월 현재 21개 조직에 이르고 있다. 이중 간사이(關西) 지방을 장악하고 있는 야마구치구미와 도쿄를 본거지로 하고 있는 스미요시카이, 이나가와카이 파가 각각 1, 2, 3위 조직으로 꼽히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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