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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으뜸나눔상 동덕여중생 몽골 또래들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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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세프 으뜸나눔상 동덕여중생 몽골 또래들과의 만남

입력
2007.02.0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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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늑대의 땅(몽골)에 무지개 뜨는 나라(솔롱고스ㆍ한국)로부터 반가운 손님이 왔다. 한국의 소녀 5명은 지난달 29일부터 3일까지 영하 20도를 넘나드는 혹한의 땅 몽골에서 또래 친구들을 만났다.

유니세프(UNICEFㆍ유엔아동기금) 한국위원회와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이 공동 주최한 '나눔신문' 공모에서 중등부 대상(으뜸나눔상)을 받아 얻은 선물이다. 우리보다 어려운 환경에 있는 세계의 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몸으로 느껴보라는, 봉사의 시각을 널리 세계로 펼쳐보라는 의미다.

조영채(16)양 등 동덕여중 3학년 5명은 지난해 11월 의기투합했다. 이웃 돕기 모금 운동, 서울역 광장 노숙자 아저씨 인터뷰 등 "다크서클이 무릎까지 내려올 정도"(힘을 많이 쓴다는 청소년 유행어)로 열심히 취재하고 쓰고 편집해 신문 '나눔두레'를 만들었다.

그렇게 한달, 지난달 315개 모임(1,258명) 중 1등을 한 '나눔 소녀'들이지만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향할 때는 "학원에 안 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며 낯선 나라에 대한 호기심만 가득했다. 하지만 어린이구치소와 어린이병원 등 몽골 구석구석을 보면서 차츰 나눔의 참 의미를 깨달아갔다.

●혐의 없어도 18개월 구치소 생활 안타까워

울란바토르의 어린이구치소는 유니세프의 지원으로 지난해 만들었다. 그전엔 어른들과 함께 볕드는 창도, 침대도 없는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서 지내야 했다. 절반이 넘는 아이들이 결국 무혐의로 풀려나지만 재판을 받기 전까지 18개월이나 머물러야 했다. 아이들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었던 셈이다.

조영채양은 "무슨 죄를 짓고 왔을까 생각하면 무서웠는데 대부분의 아이들이 억울하게 잡혀왔다는 얘기를 듣고 안쓰러웠다"고 했다. 이동희(15)양은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작은 나눔을 모아 만든 어린이전용 시설에서 밝게 자라는 모습을 보니 흐뭇하다"고 했고, 박상미(16)양은 "한국에 돌아가면 용돈을 아껴서라도 돕고 싶다"고 했다.

●맨홀 생활에도 '꿈'을 놓지 않은 그들

어린이교육훈련센터도 소녀 참관단의 눈길을 끌었다. 이곳은 갈 곳이 없어 맨홀 밑 난방용 파이프가 지나가는 지하에 살던 아이들을 수용하는 곳이다. 울란바토르엔 2,000여명의 '맨홀 청소년'이 있다. 센터에 입소한 160명은 운이 좋은 편이다. 목공예 레슬링 연주 등 미래를 가꿀 수 있기 때문이다.

담비냠(19)군은 동생과 가출한 뒤 5년 동안 맨홀 밑에 살면서 시장의 짐꾼으로 일했지만 지금은 센터에서 생활하며 "굉장히 좋은 목수"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이효경(15)양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아이들을 보니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석회물로 고통받는 동심에 인술 펴고파

어린이병원도 기억에 남았다. 몽골은 석회질이 낀 물 때문에 신장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많다. 택스데리그르(6ㆍ여)는 16일이나 걸려 고비사막에서 울란바토르에 왔지만 장비가 없어서 조직검사도 못하고 있다. 아픈 아이들은 많은데 약도 없고 의사도 부족하다. 나소진(16)양은 "편하게만 살아왔는데 열심히 공부해 아이들을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나눔은 한 알의 밀알이다. 소녀 참관단은 세상을 살찌울 나눔의 밀알을 가슴 속에 뿌리내리고 돌아왔다.

울란바토르(몽골)=글ㆍ사진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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