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IPCC)가 최근 공개한 ‘기후 변화 보고서’는 우리를 불안하게 한다. 언뜻 내용만 훑어봐도 끔찍하다. 금세기 말이면 북극의 얼음은 모두 녹고, 저지대 섬들은 수몰되고, 기온은 평균 1.8~4.0도 오르고, 해수면은 28~43cm 상승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따라 극심한 폭염, 폭풍우, 광범위한 사막화 등 온갖 기상이변이 지구적 차원에서 더더욱 맹위를 떨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예측이 어제 오늘 나온 것은 아니다. 연구기관에 따라 지구온난화의 속도와 강도 및 그 피해 정도가 훨씬 심각하다는 예고도 수없이 나왔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파국적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는 지구온난화의 해결책이 이미 분명하게 제시돼 있다는 점이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떨어뜨리면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한 과학적 기술적 수단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이 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적 타격이 온다는 점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들 간 합의를 통한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 노력과 실천이다.
기업도 어차피 중ㆍ장기적인 관점에서 환경친화적으로 나가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는 인식을 확고히 해야 한다. 에너지 사용 총량은 줄이고 화석연료 비중은 낮추면서 에너지 효율은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개인도 소비자로서 기업과 제품에 대해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부단히 압력을 가함으로써 작지 않은 역할을 할 수 있다.
인류는 이미 1997년 교토의정서를 체결해 국가별로 이산화탄소 총배출량을 줄이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제 여기에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인 미국, 중국, 인도 세 나라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국은 2000년도 기준 세계 9위의 이산화탄소 배출국이면서도 2012년까지는 교토의정서 상의 감축 의무가 면제돼 있다는 이유로 미적미적하고 있는 형편이다. 준비가 늦을수록 타격이 크다. 우리도 서둘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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