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오지 않는 주인에 대한 그리움에서일까.
지난해 12월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불의의 낙마 사고로 사망한 고(故) 김형칠 선수의 애마 ‘밴디버그 블랙(애칭 밴디)’이 안락사는 모면했지만 평생 불구로 살게 됐다.
당초 밴디는 카타르 현지에서 X-레이 검사 결과 재활을 통해 보행이 가능하다는 진단을 받았었다. 하지만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국제승마연맹 사고진상조사위원회에 참석하고 돌아온 박원오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밴디는 사실상 승용마로서의 생명은 끝났다”고 말했다.
박 전무는 2일 “밴디가 재활치료를 받았지만 한쪽 다리를 완전히 쓰지 못하게 됐다. 보행을 할 수 없어 운동부족으로 위장병이 생기는 바람에 약을 먹여가며 치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밴디는 현재 카타르승마협회 회장 소유의 마장에 머물고 있다. 앉을 수는 있지만 다리 한쪽 기능을 상실한 탓에 걷기조차 힘든 상태다.
밴디는 호주산 서러브레드종으로 고인이 4년 전 약 6,000만원에 구입했고,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부터 4년간 동고동락해왔다. 그러나 고 김형칠 선수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종합마술 크로스컨트리 경기 도중 사고로 밴디의 몸에 눌려 사망했고, 밴디는 뒷다리를 다쳐 치료를 받아왔다.
한편 데이비드 오코너 미국승마협회 회장이 이끄는 진상조사위는 말이 흥분한 상태에서 장애물에 발이 걸려 사고가 일어났고 주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결론지었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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