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많은 중년 여성 같았던 유관순(1902~1920) 열사의 표준영정이 21년 만에 교체된다.
문화관광부 산하 동상영정심의위원회는 2일 회의를 열고, 윤여환(54) 충남대 회화과 교수가 제작한 유 열사의 새 전신 영정 그림을 새 표준영정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새 영정이 문화부 장관의 지정을 받아 관보에 게재되면, 1986년 월전 장우성 화백이 그려 천안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 봉안된 유 열사의 현재 영정은 지정이 해제된다.
천안시는 이전 영정이 작가의 친일 논란이 있는데다 옥중 고문으로 얼굴이 부어 있는 수형자 기록표 사진을 참고해 그린 것이라 실제 모습보다 나이 들고 수심이 깊어 보인다는 지적을 받음에 따라 2005년 윤 교수에게 새 영정 제작을 의뢰했다.
다시 그려진 영정은 피부 질감을 생생하게 그려내는 조선후기 초상화 기법인 육리문법을 사용, 19세 안팎의 청순하면서도 진취적인 기개를 살렸다. 앉은 자세의 정면상이 특징인 새 영정은 투옥되기 전인 이화학당 시절의 사진들을 모두 합성하고 자료사진을 분석해 속쌍꺼풀을 덧붙였으며, 유 열사의 신장(169.5㎝)과 똑같은 여학생을 모델로 가슴을 넓게 그려 마른 체격을 효과적으로 변화시켰다.
특히 기존 영정에 그려진 남색 치마는 유 열사의 사진과 친구였던 남동순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유 열사가 즐겨 입었던 흰색 통치마로 바꿨다. 유 열사가 들고 있는 태극기도 당시의 태극과 사괘의 모양이 제각각인 점을 고려해 현재의 표준 태극기로 수정했으며, 당시엔 고무신이 없었기 때문에 신발도 갖신으로 바꿔 그렸다.
천안시는 새 영정을 유관순 추모각에 봉안할 예정이다.
박선영 기자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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