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진술을 강요한 것으로 밝혀진 서울 동부지검의 B검사는 전 제이유 이사 김모씨에게 “수사에 협조하면 양형을 줄여주겠다”며 노골적으로 거래를 제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수사 검사들도 김씨와 거래한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확산될 전망이다.
6일 추가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B검사는 지난해 9월 김씨에게 먼저 “그렇게까지 도와달라고 이야기하면 본인이 알아들어야지 해도 너무 하는 것 아니냐”고 다그쳤다. 김씨가 “(협조하면)구형을 어떻게 할 거냐”고 묻자 B검사는 “최대한 약하게 가야지”라며 2년을 제시했다. 김씨가 “그게 약한 것이냐”고 반발하자 B검사는 “(판사에게)집행유예 해 달라고 1년만 구형할까요”라며 회유했다.
녹취록에는 수사팀의 다른 검사들도 김씨와 협상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B검사는 “당신은 의혹이 많기 때문에 별것 아닌 것 가지고 처벌 받는 게 나을 수도 있다”며 “아무리 (김씨가)다른 검사 두 명과 약속이 있어도 (선처가)힘드니 가벼운 것 하나 기소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B검사는 김씨가 그래도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김씨와 주수도 제이유 회장의 사이가 좋지 않은 점을 이용, “주 회장 편에 서서 공격할 수도 있다”고 압박했다. B검사는 심지어 김씨 주변 인물의 사법처리까지 들먹이며 몰아붙여 김씨에게서 “그건 옳은 방법이 아니다”라는 항변을 받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기자와 만나 “지난해 9월22일을 전후해 3차례 검찰 조사를 받을 때 MP3를 이용해 B검사의 발언을 녹음했다”며 “협조를 거부하는 나를 강하게 압박해 방어 차원에서 녹취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녹취록은 10여 시간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원본은 현재 미국 체류 중인 김씨 변호사가 갖고 있어 검찰도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언론에 녹취록을 제보한 강모씨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녹취록에는 이보다 더 노골적인 협박과 회유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