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의 여파로 미국 내 이슬람 공동체 내에서도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종파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4일 중동지역에서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긴장 고조가 미국내에도 영향을 미쳐 파괴행위(반달리즘)와 학생들간 대립이 빈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미시건주 디어본에서는 최근 두 차례 시아파 사원 3곳과 상점 10여곳의 유리창이 파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체포된 사람은 없지만 디어본의 시아파 주민들은 이 파괴행위가 수니파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시아파계 이라크 이민자인 트럭운전사 아퀼 알 타미미(34)는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이 처형된 것에 시아파들은 매우 기뻐했지만 수니파들은 눈물을 흘렸다”면서 “수니파는 우리가 조국을 미국에 팔아 먹은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시아파계 학생들은 수니파가 주도하는 이슬람 학생연합에서 지속적으로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말하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따라서 많은 대학에서 시아파 학생들은 자신들만의 조직을 형성하기 위해 이슬람 학생연합을 탈퇴하고 있다. 최근 수십 년간 미국내 이슬람 인구가 크게 증가한 것도 분열의 원인이다. 전에는 하나의 이슬람 사원 아래 모두 사이 좋게 지냈지만 이제 이슬람 공동체 규모가 너무 커져 다수인 수니파와 소수인 시아파가 각자의 사원과 학교, 사교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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