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석유기업 엑손모빌이 지난해 미국 기업 사상 최고인 395억달러(한화 약 37조원)의 순익을 남겼다. 엑손모빌은 1일(현지시간) 지난해 3,776억달러의 매출에 395억달러의 순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5년 세운 최고 기록인 361억달러를 또다시 갈아치운 것이다.
엑손모빌의 기록적 순익은 지난해 한 때 1배럴당 78달러까지 치솟은 원유가 상승에 따른 것이다. 순익을 분 단위로 환산하면 이 회사는 1분 마다 7만5,000달러(약 7,000만원)를 번 셈이다.
이 같은 천문학적인 순익은 석유회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을 다시 자극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미국 의회에서는 민주당을 중심으로 초과이윤에 대한 세금을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역풍이 인 바 있다. 특히 중간선거 결과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함으로써, 앞으로 석유업계의 ‘과도한’ 이익 논란과 관련해 정치적 압력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석유업계는 이익 마진이 다른 부문보다 크지 않을 뿐더러, 이들 이익을 석유와 가스 탐사에 재투자하고 있다고 항변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199억달러를 새로운 유전 탐사 및 생산에 사용했다”며 “2005년에 비해 12%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도 “장기간에 걸친 투자 계획 덕분에 지난해는 하루 17만2,000배럴의 원유를 생산, 2005년에 비해 4%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엑손모빌은 지난해 279억달러를 소득세로 납부했고, 326억달러를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으로 사용, 이익의 상당부분을 주주들에게 돌려줬다고 해명했다.
한편 최근 유가 하락에 따라 엑손모빌의 순익은 4분기에 102억 달러, 주당 1.76달러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의 순이익 107억달러, 주당 1.71달러에 못 미치는 등 최근 수년래 최초의 분기 순익 증가세가 꺾였다.
뉴욕=장인철특파원 icja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