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장보러 나온 바그다드 주민에 폭탄 날벼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장보러 나온 바그다드 주민에 폭탄 날벼락

입력
2007.02.07 03:23
0 0

“콰앙!”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 주말을 맞아 식료품을 사러 나온 사람들로 붐비던 바그다드의 한 식료품 시장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 식료품 밑에 1톤이나 되는 엄청난 폭발물을 몰래 싣고 들어 온 트럭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순식간에 30여 채의 가게 건물과 40여 채의 가옥이 폭삭 무너지고 무려 130명 가량의 사람들이 숨졌다. 긴급 구호대원들이 건물 잔해에 깔린 시체들을 꺼내 트럭에 겹겹이 쌓아 올렸다. 바그다드 시내 병원은 300명을 넘은 부상자들이 밀려들자 복도까지 초만원 사태를 빚었다. 로이터통신은 연쇄 폭탄 테러나 동시다발적 테러가 아닌 단 한 번의 폭탄테러로 이 같이 큰 민간인 피해가 난 것은 2003년 이라크전 개전 이래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미군과 이라크군이 바그다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종파분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수일 내 수니ㆍ시아파 무장세력을 대상으로 강력한 소탕작전을 펴기로 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이라크에 2만1,500명의 미군을 추가 파병하기로 한 지 한 달 동안 민간인 대상 대형 폭탄테러가 벌써 네 번째 벌어졌다며 바그다드의 치안 상황이 더욱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폭탄 공격이 시아파 주민이 주로 모이는 시장을 겨냥한 것이어서 수니파 무장세력의 소행일 공산이 크다고 밝혔지만 테러의 배후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잘마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는 “이날 폭발은 ‘악의 군대’가 이라크인을 공포로 몰아넣기 위해 무엇을 하려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백악관도 이 사건을 ‘잔인무도한 행위’라고 규탄하고 이라크 정부가 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토니 스노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라크인들 편이며, 바그다드의 시민들을 위해 치안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 상황을 ‘내전’으로 규정하는 것을 꺼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내 16개 정보기관들의 공동평가 보고서인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는 2일 이라크 폭력사태의 핵심요소들은 내전으로 규정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전날 부시 대통령에게 제출된 보고서는 “이라크 분쟁의 복합성을 감안하면 내전이란 용어가 적절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라크 폭력사태 성격의 변화, 민족 및 종파 정체성 강화, 주민들의 이주 등 이라크 분쟁의 핵심요소들은 내전이란 말에 정확하게 부합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미군 추가 파병을 통해 이라크 상황을 통제하려는 부시 대통령의 새 이라크 전략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 이라크 치안상태는 더 심각한 사태에 직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 이라크전 개전 이후 주요 테러 일지

2003.8.28 -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차량 폭탄 공격. 이라크 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의 모하마드 바크르 하킴 등 85명 사망

2004.2.1 - 아르빌 내 쿠르드 정당 공격. 105명 사망

2004.3.2 - 카르발라와 바그다드에서 벌어진 시아파 축제에서 자살폭탄 공격. 140명 사망, 573명 부상

2004.6.24 - 모술 등 5개 도시에서 계획된 연쇄폭탄 공격. 100명 사망

2005.2.28 - 정부가 운영하는 힐라의 직업소개소에 자살폭탄 공격. 125명 사망

2005.9.14 - 바그다드에서 노동자 노린 자살폭탄 공격. 182명 사망

2006.1.5 - 카르발라 성지와 라마디의 경찰모집소 자살폭탄 공격. 110명 사망

2006.11.23 - 바그다드 사드르시티에서 연쇄폭탄 공격. 202명 사망, 250여명 부상

2007.2.3 - 바그다드 사드리야 시장 차량 폭탄 공격. 130명 사망, 300여명 부상(추정)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