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이필상(59) 총장의 논문 표절 여부를 둘러싼 학내 진통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 총장 사퇴압력’진실 공방에 이어, 이번에는 사실상 표절을 인정한 2일 교수의회 발표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교수의회에 참석했던 A교수는 4일 “개별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강경파가 주도하는 의장단이 진상조사위원회의 ‘표절 6건’보고서 채택을 몰아붙였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교수도 “의견이 첨예하게 맞서 공식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파행으로 마무리 된 것 뿐인데 의장단이 마치 진상위 보고서를 인정하는 듯한 분위기의 기자회견을 했다”고 분개했다.
일부 교수는 3일 교수의회에 불참한 동료 교수들에게 회의 내용을 알리는 이메일을 보냈고, 교수 10여명은 5일 집행부 불신임안 상정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 총장이 ‘사퇴 압력을 받았다’는 편지를 공개한 게 자충수가 될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학내의 민감한 문제인 ‘파벌 싸움’을 외부에 폭로해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되려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지적이다.
재단 이사회는 이 총장 거취 문제를 가능한 이른 시일 내 처리키로 했다. 현승종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은 “이사회가 소집될 9일 중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절 공방을 떠나 감정 싸움이나 교수 계파간 알력 문제로 비화하고 있는 만큼 서둘러 봉합 수순을 밟겠다는 뜻이다. 재단 관계자는 “조사위 결정을 최대한 존중하겠지만 전적인 판단 기준은 아니고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해, 재단이 여전히 총장 유임 쪽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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