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수리 ‘가’형 응시자가 교차 지원이 허용되는 이공계열 대학 진학 때 불리하다는 사실이 올해 입시에서도 확인됐다. 수리 ‘가’형은 대부분 이과생들이 보는 시험으로, 수학ⅠㆍⅡ와 선택과목(미적분, 확률통계, 이산수학) 중 1과목으로 구성돼 있다.
5일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소장 오종운)에 따르면 2007학년도 정시 전형에서 동국대 숭실대 세종대 광운대 등 4개 공대의 최초 합격생 256명 중 132명(51.6%)이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리 ‘나’형(수학Ⅰ에 해당)과 사회탐구영역을 선택했다. 수리 ‘나’형과 과학탐구영역 응시자는 105명(41%), 수리 ‘가’형과 과탐 응시자는 19명(7.4%)에 불과했다.
이는 4개 공대 모두 수학과 과학 실력이 뛰어난 학생을 받기 위해 수리 ‘가’형과 과탐 영역에 3~10%의 가산점을 부여했지만, 점수 따기가 비교적 수월한 수리 ‘나’형과 사탐을 선택하는 게 더 유리하다는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 자연계열은 수리 ‘가’형 응시자만 정시 모집에 지원할 수 있다.
오 소장은 “중상위권 인문계 학생이 자연계열로 교차 지원하거나 수리 ‘나’형에 응시한 자연계 학생이 이공계에 지원하는 현상은 등급제로 바뀌는 올해 수능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능 등급제를 대학에서 어떻게 점수화해 반영할지, 가산점을 몇 %나 부여할지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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