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물자조달 창구이자 불법자금 통로 역할을 해오던 마카오가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6일 확인됐다.
마카오 정부는 지난달 10일 ‘행정장관 지시’로 북한의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안보리 결의 1718호에 따라 마카오를 통한 사치품과 군사장비의 대북 수출 및 환적을 금지하는 규정을 마련, 시행중이다.
이번 조치는 북한의 각종 무기장비 및 군수물자 조달 외에 권력층을 위한 호화 사치품 조달에도 결정적인 타격이 될 전망이다.
금수품목에는 전투기, 공격용 헬기, 군함, 탱크, 장갑차, 대포 등 군사무기와 원자재, 부품 뿐 아니라 핵ㆍ미사일 관련 물질과 설비, 기술, 그리고 이런 장비를 유지, 보수, 제조하는 기술과 자문, 서비스가 포함된다. 마카오항을 경유하는 것 뿐 아니라 마카오에 등록된 선박이나 항공기를 통해 북한에 수출, 재수출, 환적, 반출하는 것도 전면 금지된다. 북한산 군사장비가 마카오를 거쳐 교역되는 것 또한 금지된다.
마카오는 지난해 10월부터 거액의 자금을 처리하는 은행, 카지노 등이 돈세탁 관련 흔적이나 테러 지원용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발견할 경우 당국에 신고토록 한 ‘돈세탁 방지 및 테러지원 범죄 예방조치’를 시행중이다. 마카오와 인접한 홍콩은 구체적인 대북제재 조치는 시행치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기존 관세법 규정에 따라 홍콩 영해내 핵물질 등 대량살상무기의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마카오는 북한의 조광무역과 자회사들이 각종 물자와 사치품, 무기 원료를 조달하고 불법 자금을 거래해오던 곳으로 최근 북한 기업인들이 대거 마카오에서 철수한 것도 이번 조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한국전쟁 종전 직후인 1953년부터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마카오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오다 1957년 전초기지로 조광무역을 설립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북한은 마카오를 공산품, 해산물 등 각종 물자와 권력층이 애호하는 사치품를 조달하는 창구로 활용해왔다.
베이징=이영섭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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