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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김만철씨 세번째 사기 "20년간 재산 10억여원 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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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김만철씨 세번째 사기 "20년간 재산 10억여원 날려"

입력
2007.02.0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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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꾼들이 하도 많아 얼떨떨하고 살기가 너무 어렵다.”

가족 동반 탈북의 원조격인 김만철(67)씨가 최근에도 사기를 당하는 등 남한에서 우울한 탈북 20주년을 맞고 있다. 북한에서 의사였던 그는 1987년 2월 소형 선박에 가족 11명을 태우고 귀순해 첫 가족단위 탈북 사례로 기록됐었다.

4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말 “교회에서 알게 된 K씨가 부동산 매입을 도와주겠다고 속여 수수료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아 챙겼다”며 K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조사 결과 K씨는 2004년 부동산 거래를 주선하는 과정에서 김씨에게서 받은 3,000만원 중 1,000만원을 부동산중개인에게 건네지 않았다. 검찰은 최근 K씨를 횡령 혐의로 300만원에 약식 기소했다.

김씨가 사기를 당한 것은 이번이 3번째이다. “따뜻한 남쪽나라를 찾아왔다”며 귀순한 김씨는 처음에 경남 남해에 기도원을 차렸지만 이곳 운영을 맡았던 목사가 기도원을 담보로 은행에서 2억원을 빌린 뒤 해외로 도주, 그 돈을 모두 갚아야 했다. 이후 지인 소개로 제주도 부동산에 거액을 투자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시가 보다 훨씬 비싸게 땅을 매입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광주의 산골에 살고 있는 김씨는 “남한에서 사기 당해 날린 돈만 10억원에 가깝다”며 “내가 잘못해서 당했지만 정부가 정책적으로 사기범죄를 엄단해 줬으면 좋겠다” 고 하소연했다.

최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탈북자들의 사기 피해율은 21.5%로 우리나라 전체 사기 피해율 0.5% 보다 43배나 많았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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