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시장에서 집값 급등지인 이른바 '버블세븐'은 약세를 보이고,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들썩이는 등 '역(逆)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5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강남ㆍ송파구 등 버블세븐 대부분 지역에서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금액 비율)과 입찰경쟁률이 동반 하락했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1월 낙찰가율이 85.4%로 지난해 12월보다 19.0%포인트나 폭락, 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초구의 낙찰가율은 87.7%로, 전월보다 14.1%포인트 떨어졌다.
용인시는 같은 기간 무려 32.7%포인트나 떨어졌다. 버블세븐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분당만 101.9%를 기록하며, 전달보다 5.0%포인트 상승했다. 송파구와 양천구 목동의 지난달 낙찰가율도 전월에 비해 각각 떨어졌다.
버블세븐 지역의 낙찰가율이 급락한 것은 1ㆍ11대책 이후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침과 대출 규제 강화로 집값 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입찰 경쟁률도 크게 낮아졌다. 강남구의 경우 지난해 12월 8.4대 1에서 올 1월에는 3.8대 1로 뚝 떨어졌고, 서초구 역시 3.3대 1에서 2.9대 1로 하락했다. 송파구는 6.0대 1에서 3.2대 1로, 목동은 11.7대 1에서 2.0대 1로 추락했다.
이에 비해 분당급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된 경기 광주시 오포읍과 용인시 모현면, 하남시 일대는 경매 투자자들이 몰리며 고가 낙찰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8일 입찰에 부쳐진 경기 광주시 오포읍 대성아파트 32평형은 15명이 경쟁을 벌여 최초감정가(2억3,000만원)를 훨씬 웃도는 3억1,798만원에 낙찰됐다.
용인시 모현면 연립주택(대지 16평, 건물 30평형)은 지난 11일 경매에서 7,101만원에 낙찰됐는데, 이는 감정가(4,500만원)보다 2,600여만원이나 높았다. 지난달 15일 경매에 부쳐진 하남시 창우동 꿈동산신안 32평형도 최초감정가(2억5,000만원)보다 8,000여만원 높은 3억3,792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 강은 팀장은 "서울·수도권 경매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분당급 신도시 건설 호재가 작용하는 특정 지역만 투자자들이 몰리며 활기를 띄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팀장은 그러나 "과열된 신도시 건설 분위기에 휘둘려 묻지마 입찰에 나설 경우 자칫 투자 낭패를 볼 수도 있다"며 "대출 및 세제가 강화된 만큼 부동산 경매도 실거주 목적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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