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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초콜릿폰…이름표 붙이니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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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초콜릿폰…이름표 붙이니 대박!

입력
2007.02.0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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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모토로라의 휴대폰‘레이저’(RAZR)가 만일‘MS-500’이라는 모델명으로만 출시됐다면 과연 대박을 터뜨릴 수 있었을까?

전문가들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더 얇은 휴대폰이 이미 시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레이저가 슬림폰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감각적인 제품 이름 때문이었다는 것. 이제 정보기술(IT)ㆍ가전 업계에서 ‘이름을 잘 지어야 대박 난다’는 것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소위‘네이밍 마케팅’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IT 업계에서 네이밍 마케팅을 통해 대박을 터뜨린 대표적인 제품은 LG전자의 ‘초콜릿폰’(모델명 SV-590)이 꼽힌다. 초콜릿폰 이전까지 휴대폰은 영어 알파벳과 숫자로 조합된 모델명만 있었을 뿐 본격적인 브랜드명은 없었다.

특히‘통화가 잘된다’,‘고장이 적다’ 등 품질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휴대폰 업계에서 초콜릿폰은 처음으로 소비자의 감성에 호소하는 브랜드명을 달고 나왔다. 이에 힘입어 초콜릿폰은 지난해 말까지 전세계에서 600만대가 팔렸다. 올 상반기까지 1,000만대 판매 돌파를 앞두고 있다.

LG전자는 초콜릿폰의 후속 모델인 샤인폰(모델명 LV-4200), 프라다폰(모델명 KE-850)에도 감성적인 이미지를 입히는 브랜드명을 택했다.

TV 등 가전 시장에도 브랜드 네이밍 마케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를 세계 TV시장 1위로 올려놓은‘보르도TV’(모델명 LN40R71BD)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레드 와인을 디자인 모티브로 삼은 데서 연유했다. 와인잔에서 따온 보르도TV의 곡선 디자인은 세계 TV업계의 트렌드로 부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보르도TV의 성공은 브랜드 네이밍과 디자인을 통해 가전(家電)이라기보다는 고급 인테리어 소품으로 소비자에게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의‘타임머신TV’(모델명 42LB1DR) 역시 제품의 기능성(자동녹화)을 강조하는 한편, TV를 자유로운 시공간 여행으로 이끄는 상상 속 제품의 이미지로 포장해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ITㆍ가전 제품의 브랜드 네이밍이 중요해진 것은 제품의 기능성보다는 ‘스토리’가 중요한‘펀(Fun) 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제품마다 품질은 모두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깃거리로 차별화하는 브랜드 네이밍이 핵심 마케팅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준모 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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