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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통계청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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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통계청의 변신

입력
2007.02.07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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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이 마크 트웨인에게 있느니, 디즈레일리 전 영국수상에게 있느니, 작자 미상이라느니 말이 많지만, 통계를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경구가 있다. "세상에는 세가지 거짓말이 있다.

그냥 거짓말과 못된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 영국의 문필가 앤드루 영의 독설도 즐겨 인용된다. "사람들은 마치 비틀거리는 술주정꾼이 가로등을 이용하듯이 통계를 이용한다." "통계는 법정에서 원고나 피고, 어느 쪽을 위해서도 증언할 수 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한다"는 말도 재미있다.

▦ 정부와 기업은 물론, 가계도 통계를 멀리하고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다."통계는 지식이나 정보를 넘어 곧 돈이다"는 인식이 넘쳐나고, 통계의 바다에서 대어를 건져 제품개발ㆍ마케팅ㆍ재테크ㆍ창업 등에 성공한 기업과 사람들의 화제가 이어진다. 그러나 19세기부터 형성된 통계에 대한 불신은 거의 줄지 않았다.

권력과 자본 등 통계 생산자들이 우월적 지위에서 입맛대로 숫자를 조작ㆍ왜곡하는 행태가 오늘날까지 빈번하기 때문이다. 특정 의도에 의해 생산된 난수표 같은 숫자의 행간을 읽어내는 소비자들의 훈련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 세계적으로 경제사회 전 부문에 걸쳐 양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평균개념이 의미를 잃고 양 극단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현상도 통계의 함의를 축소시키는 요인 중의 하나다. 생산 소비 소득 물가 실업 수출 등의 갖가지 지표는 개인적 삶의 현실과 동떨어지기 일쑤다.

일전에 물의를 빚었던 정부의 부동산ㆍ교육 통계처럼 '못 가진 자'의 약을 올리도록 가공된 통계도 비일비재하다. 4만자가 넘는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 곳곳에 복잡한 수치가 나열된 것에서 보듯, 참여정부의 치적 공방에 늘 자의적 통계 해석이 앞선 것은 특히 눈에 띈다.

▦ 통계청이 사람들의'통계 식상(食傷)'을 감안한 유익한 프로그램과 자료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사회인구통계를 분석해 최근 내놓은'한국의 블루슈머 6'는 기업인들에게 경쟁자 없는 시장의 새로운 소비자, 즉 'Blue Ocean Consumer'6개 유형을 찾아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 연말엔 1개동을 30개로 나눈 소지역의 인구 및 주택 유형을 볼 수 있는 '통계 네비게이터'서비스를 시작했다. 또 이달 초엔 자신의 소비패턴을 직접 점검하는'우리집 씀씀이'도 내놓았다. 통계의 유용성을 알면서도 왠지 거북하게 느낀 사람이라면 오늘 당장 통계청 홈페이지에 접속할 것을 권한다.

이유식 논설위원 y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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