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민상(51) 대한수영연맹 경영 국가대표팀 감독과 김봉조(60) 대한수영연맹 경기력 향상위원장 간의 ‘폭행 사건’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됐다.
노 감독은 2일 오후 김 위원장에 대해 폭력혐의 등 법률에 관한 위반혐의로 서울 북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노 감독은 지난 1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폭행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태릉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된 김 위원장은 2일 노 감독의 ‘자해극’이라며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상황. 노 감독의 주장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1일 오후 태릉선수촌에서 선수들과 훈련하고 있던 자신을 찾아와 구둣발로 짓밟는 등 일방적으로 폭행했다는 것. 그러나 김 위원장은 노 감독이 스스로 넘어진 뒤 병원에 입원하는 자작극을 벌였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노 감독이 제3자로 나를 지목하고 있는 것 같아 오해를 풀기 위해 찾아갔다. 그러나 얘기 도중 노 감독이 혼자 넘어진 뒤 자해극을 벌였다”며 노 감독과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수영 연맹 전무이사를 지냈고,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는 대표팀 사령탑을 맡기도 했으나 수영연맹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재야 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 감독은 김 위원장이 박태환의 부모를 움직여 대표팀 감독인 자신과 박태환을 떼어놓도록 배후에서 조종했다고 믿고 있다.
사건의 진상을 떠나 한국 수영을 이끌어갈 지도자들이 낯 뜨거운 폭행 시비를 벌였다는 것만으로 한국 수영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다. 게다가 김 위원장과 노 감독은 중학교 선ㆍ후배 사이고, 한국 수영의 ‘대들보’인 박태환을 두고 벌였다는 점으로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한편 대한수영연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조사 결과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