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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골키퍼 자청 신소정 "골 막는 게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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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하키 골키퍼 자청 신소정 "골 막는 게 더 좋아요"

입력
2007.02.0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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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을 넣는 것보다 막는 게 더 좋아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최고의 테크니션 신소정(17ㆍ혜화여고). 팔뚝에 생긴 멍 자국을 숨긴 그는 제6회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 출전을 앞두고 골키퍼를 자청했다. 한국 대표팀의 목표는 한자리수 실점. 목표 달성을 위해 “내가 골키퍼를 맡아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한국은 4차례의 경기에서 총 68골을 내줬지만 단 한 골도 얻지 못했다. 명색이 국가대표지만 실력은 동호회 수준이었던 것. 아이스하키 관계자들은 “신소정이 골키퍼로 나섰기에 그나마 실점이 적었다”고 입을 모았다. 덕분에 신소정은 허리, 허벅지, 어깨, 팔뚝 등 온 몸이 멍 투성이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1일 북한에 0-5로 패했다. 실력에 비해 점수차가 적었던 건 “동포끼리 싸우는 게 괴롭다”는 북한 리원선 감독이 선수들에게 슛하지 말라고 지시해서다. 하지만 신소정은 2일 “우리가 얼마나 실력이 없으면 봐주나 싶어 자존심이 상했어요. 답답하다 못해 슬펐어요”라고 참담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신소정은 “우리도 다른 나라처럼 제대로 훈련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고 했다. 올해 고 3이 되는 한재연(18ㆍ정발고) 등은 공부하느라, 전이경 이규선 등 일반인은 직장 생활 때문에 바쁘다. 실력이 부족한데다 함께 모여 훈련할 시간까지 부족하니 갈수록 실력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신소정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국가대표 생활을 끝낼 생각이다. 체육교사의 꿈을 이루고자 대학입시를 준비할 계획.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는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 국가대표가 돼 태극기를 가슴에 달 때는 자랑스러웠어요. 그런데 국가대표답지 않은 실력이잖아요. 창피해요. 우리도 열심히 훈련해서 일본, 중국과 당당하게 싸우고 싶은데….”

창춘(중국)=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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