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제35기 명인전 5일부터 본선 대장정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제35기 명인전 5일부터 본선 대장정

입력
2007.02.07 03:23
0 0

오늘부터 국내 최대 기전인 명인전 본선이 시작된다. 2003년을 끝으로 팬들을 떠났던 명인전이 진면목을 들고 돌아온 것이다. 우승 상금은 1억원, 총 규모는 7억원으로 국내 기전 중 최고이다.

명인전은 지난 주 예선을 마쳤다. 시드 배정을 받은 이창호 9단을 제외하고 단판 승부 토너먼트를 통해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여유 있게 상대자들을 기다렸던 이창호 9단과 예선 9개조에서 우승한 9명의 도전 기사들 등 총 10명이 풀리그를 벌이게 된다. 총 대국 수는 45국. 1주일에 한 번 대국을 벌인다 해도 거의 1년의 일정을 소화하는 셈이다.

1969년 시작된 명인전은 한국 바둑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2년 서봉수 2단이 한국 바둑계의 대부이자 자신의 스승인 조남철 8단(1972년 당시)을 누르고 20세의 나이에 타이틀을 차지하여 그에게‘서 명인’ 이라는 영원한 호칭을 안겨주면서 한국 바둑계에서 가장 드라마틱하고 권위 있는 바둑대회로 자리 매김했다.

조-서 시대와 사제대결은 한국 바둑 역사에 의미 있는 역사로 남아있다는 것은 모든 바둑 애호가들이 잘 알고 있는 사실. 그 이후에는 조훈현, 이창호의 사재 대결로 이어지며 한국 바둑 역사의 황금기를 개척했다.

바둑이 아름답고 재미있다는 두뇌 스포츠라는 사실을 국내에는 물론 세계 전역에 알리는 역할을 했다. 현재 6년 연속 우승에 빛나는 이창호 9단은 1991년부터 2003년까지 13기가 진행되는 동안 12회 우승, 1회 준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그런 명인전이 2003년 이후 3년의 휴지기를 거쳤다. 그리고 강원랜드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국내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공룡 기전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기전이 중단됐을 때의 우승 상금은 3,000만 원.

예선 토너먼트는 1월 8일 시작됐다. 대부분의 기전들이 시드가 배정된 서너 명의 ‘잘 나가는’ 기사들이 준비돼 있지만, 제35기 강원랜드배 명인전은 34기 명인전에서 우승한 이창호 9단을 제외하고는 내로라하는 고수들이 전부 ‘한방 싸움’인 토너먼트에 동참했다. 이 9단도 여유 있게 도전자를 기다리는 방어자의 위치가 아니라 예선을 거친 9명의 기사들과 치열한 리그전을 펼치는 ‘대등한 위치에서의 승부’를 기꺼이 받아들였다.

본선은 34기 우승자 자격으로 시드를 받은 이창호 9단을 포함한 10명의 기사가 풀 리그를 펼치게 된다. 사실 10명이 풀리그를 치르는 경우도 흔치 않지만 리그 1위부터 10위까지 전부 리그 상금이 기다리고 있다는 점에 바둑팬들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명인전 본선 리그가 유독 바둑팬들의 관심을 끌 것이라고 바둑인들은 예상한다. 승부사들은 뭔가가 걸렸을 때 더욱 치열한 승부욕을 발휘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

연말께 리그가 끝나면 우승자는 리그 상위자 2명의 결승 5번기를 통해 가린다. 대부분 월요일이나 화요일 대국을 갖게 된다. 5일 오전 11시 열리는 목진석 9단과 김지석 3단의 본선 1국이 그 대장정의 시작이다. 후원사인 한국일보가 상세하게 기보 설명을 하는 것은 물론 주최 측인 바둑TV가 오후 2시부터 대국을 생중계한다. 공동 후원을 맡은 사이버 오로도 본선 대국을 모두 중계할 예정이다. 제한 시간 2시간, 60초 초읽기 규정에서 치러지는 대국이어서 오랜만에 심사 숙고하는 고수들의 기보를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누가 본선에 진출했고 어떤 승부의 예상이 가능한 가가 바둑팬들의 관심거리. 명인전 본선 진출자는 신예와 중견기사를 포함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일단 아쉬운 사람. 예선에서 유창혁 9단과 박영훈 9단을 이기고 돌풍을 일으켰던 김진우 3단은 예선 결승에서 김승준 9단에게 져 본선 일보직전에서 분루를 삼켰다. 진짜 분루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 그 태동을 알리는 기사도 있다. 지난 해 12월 입단한 배준희 초단이 일단 눈에 띈다. 안조영, 허영호, 김영삼이라는 한국 바둑계의 높은 언덕을 차례로 넘으면서 초단으로서는 유일하게 본선에 진출했다. 20년 전 이창호의 재탄생을 볼까, 바둑팬을의 눈이 집중돼 있다. 본선 리그의 성적도 중요하지만 쟁쟁한 강자들과 벌이는 리그전은 이제 막 날개를 펼치는 배준희 초단에게 큰 경험이 될 것이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