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은 세 자리, 몸무게는 두 자리다.
타격음만 들어도 마냥 흐뭇하다. 일본 쓰쿠미에서 전지훈련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두산 김경문 감독은 6일 “올해는 세 자릿수 홈런이 나올 것”이라고 화끈한 공격 야구를 자신했다.
# 김경문 감독, 김동주·홍성흔 '한방'에 기대감
사실 그 동안 장타력 부재는 두산의 고질적인 고민이었다. 2002년을 끝으로 우즈와 결별한 뒤 두산의 팀 홈런은 언제나 두 자리였다. 특히 과거 2년 연속 팀 홈런 최하위에, 지난해엔 1위 한화(110개)의 절반인 55개의 홈런에 그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김 감독이 믿는 구석은 ‘코뿔소’ 김동주와 ‘오버맨’ 홍성흔이다.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자유계약선수(FA) 기회를 한해 미뤄야 했던 김동주는 절치부심한 끝에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고, 발목과 팔꿈치 수술에서 100% 완쾌된 홍성흔은 2004년에 이어 두 번째 최다안타왕을 노릴 기세다. 여기에 군 제대한 기대주 유재웅은 이날 장외홈런 두 방을 날리며 무력 시위를 했다.
김 감독은 “김동주와 홍성흔 정도면 잠실구장에서 각각 20개, 15개 정도는 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뒤 “동주가 중심 타선에 있으면 상대팀이 거르는 경우가 많아 하위 타선이 강해진다”고 시너지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지난해 플레이오프 탈락의 한을 풀기 위해 훈련량도 두 배로 늘었다. 양이 아니라 질적으로다. 쓰쿠미 시민구장 옆 실내연습장까지 풀가동해 타자들은 하루에 스윙을 1,500번 가까이 한다. 김동주는 “쉴 틈이 없다. 저절로 다이어트가 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고, 장원진도 군살이 배긴 손바닥을 내보이며 “이런 적은 프로 15년 만에 처음이다”고 말했다. ‘곰 발바닥 컨테스트’를 열자는 우스갯소리도 나올 정도다.
그래서인지 잠실 곰들은 훨씬 ‘날씬’해졌다. 120㎏을 육박하던 최준석은 무려 8㎏을 감량해 유니폼까지 새로 맞췄고, 홍성흔도 지난해 100㎏에서 92㎏으로 몸무게가 확 줄었다. 김 감독은 “준석이가 살을 빼서 그런지 수비가 아주 좋아졌다. 프로에선 수비 보직이 없이는 한계가 있다. 또 안경현, 홍성흔 등 연차 있는 선수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체중이 줄어야 좋다”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달궈진 두산의 방망이가 올해 ‘예고된 사고’를 칠지 두고 볼 일이다.
쓰쿠미(일본)=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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