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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생활 도우미'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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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생활 도우미' 됐네

입력
2007.02.07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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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재미없는 숫자만을 떠올리게 했던 통계청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방대한 통계 속에 숨어있는 성공사업 트렌드와 창업 전략, 절약 노하우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일반 국민의 실생활 도우미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

일단 통계청 홈페이지를 가보자. 지난해 12월22일부터 시작한 '통계 네비게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우리 동네의 성별ㆍ연령별 인구 분포, 아파트 등 주택 유형에 따른 가구 수, 유형별 사업체 수 등을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지도에서 원하는 곳을 클릭하면 1개 동을 30개로 나눈 작은 동네까지 통계가 나온다. 동네에서 소규모 장사를 하려는 사람들은 어떤 장사를 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들이다.

예를 들어 14살 이하 인구가 많고 아파트 밀집지역인데 학원 수가 적다면 초등학생 대상 학원을 해볼 만하다. 현재 대전광역시에 대해서만 이 서비스가 제공되는데 올 연말에는 6개 광역시, 내년 말에는 전국적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꼭 돈벌이 만도 아니다. 통계청은 이 달 2일부터 '통계체험하기' 코너에서 자신의 씀씀이가 헤픈지, 알뜰한지 점검해보고 살림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는 '우리집 씀씀이' '우리집 물가지수' 서비스를 개시했다. 예를 들어 월소득과 가구원 수를 클릭하면 우리나라 해당 소득군의 항목별 평균 가계소비 통계를 볼 수 있고, 자신의 항목별 씀씀이를 입력해 과소비 여부를 측정할 수 있다.

통계청은 최근 인구통계를 분석해 유망사업 트렌드를 제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20대의 49.7%(370만 명)가 아침을 거른다는 통계를 들어 커피전문점의 모닝세트를 유망 아이템으로 추천했고, 30~50세 여성 취업자수가 639만 명에 달한다며 엄마 대신 공부시키고 놀아주는 '에듀시터'와 '플레이튜터'를 향후 각광 받을 직업으로 소개했다.

통계청이 이처럼 한번 해볼 만한 사업을 콕콕 찍어 제시한 것은 60여년 통계청(이전 통계국 시절 포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해 11월에는 기업들의 통계를 이용한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국제포럼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보령메디앙스는 저출산 통계를 역이용해 프리미엄급 젖병 '유피스 나노실버'를 내놓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자식이 하나뿐이기 때문에 오히려 비싼 유아용품이 팔릴 거라는 계산을 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업을 하든, 장사를 하든, 가계 살림을 꾸리든 이제는 통계가 경쟁력"이라며 "국민들에게 필요한 통계를 가공해서 제시하는 작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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