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맞이하여 우리 사회가 많이 달라졌고 또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해외 여행은 고사하고 서울 구경이 평생의 소원인 경우가 많았던 것에 비해, 요즈음은 초등학생들도 외국 여행을 수시로 할 정도로 많이 달라지고 있다.
첨단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의 급격한 발달에 따라 전 세계가 하나의 마을처럼 서로 왕래가 잦고 또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는 세계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 정보화시대에 살아남는 길
이러한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경제적 의미의 국경은 소멸되어가고 있으며 무한 경쟁의 상황에서 적자생존의 법칙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기존의 지식이나 정보에 대한 단순한 암기능력보다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창의적 사고력이 중시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세계화, 정보화 시대에 도태되지 않고 성공적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의적 사고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1997년에 개정 고시된 이후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근간이 되고 있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 가장 중시되고 있는 능력은 창의적 사고력이며, 비슷한 시기에 교육 현장에 도입된 수행평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창의적 사고력이다.
그리고 최근에 사회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학입학전형에서의 논술고사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도 창의적 사고력이다. 나아가 신입사원을 선발하거나 승급, 승진심사에서도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창의적 사고력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적 사고력을 신장ㆍ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들이 활용될 수 있다. 예컨대 책을 많이 읽는다거나, 여행을 많이 한다거나, 신문의 칼럼이나 방송의 토론 프로그램을 많이 보거나 듣는 것 등이다.
이것들은 모두 좋은 방안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이러한 방안들은 자칫 학생 스스로가 노력하기만 하면 충분한 것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다. 창의적 사고력은 학생 스스로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창의적 사고력도 다른 능력과 마찬가지로 유능한 교사의 가르침과 지도 하에 지속적으로 배우고 익혀야 비로소 신장ㆍ발전되는 것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듯이, 창의적 사고력 교육에서도 교사의 관련 전문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창의적 사고력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담당 교과 안에서 안주하는 닫힌 마음이 아니라 교과 간의 장벽을 허물고 모든 교사들이 함께 노력하는 열린 마음이 필요한 것이다.
아울러 교사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교수ㆍ학습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한 연구에 의하면 자유롭고 개방적인 분위기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협의회를 한 결과 새로운 아이디어가 310개 나온 반면, 권위적이고 딱딱한 분위기에서는 겨우 29개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전문가들이 그 아이디어들을 평가해 본 결과, 전자의 경우에는 평균 36.3개의 아이디어가 상품화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 후자의 경우에는 겨우 6.5개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 교사의 질이 곧 교육의 질
요컨대 21세기 세계화,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창의적 사고력을 신장ㆍ발전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교육 당국에서는 관련 전문성이 높은 교사들을 우대하고, 교사들은 열린 마음으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교수ㆍ학습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특히 학교에서는 단편적인 지식이나 정보의 전달과 암기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고, 토론식 교육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말하거나 쓸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며, 교사들은 학생들의 생각에 대해 전문적이면서 체계적으로 진단하고 그에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백순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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