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부터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는 25세 여성 황영희(가명)씨. 제작진은 음주를 시작한 후 10년 가까이 상습적으로 술을 마셨다는 그의 뇌를 초고해상도 MRI로 촬영하고 뜻 밖의 결과를 얻는다. 뇌세포를 연결하는 신경 다발의 수가 정상인보다 현저히 적은 것. 신경 다발이 뇌 전체에 거미줄처럼 퍼져 있어야 하는데 황 씨의 뇌에는 굵은 다발만 남아 있고 미세한 다발은 거의 사라져 버렸다.
SBS는 7일 밤 11시 15분에 방송하는 <뉴스추적> ‘여성음주 경고, “당신의 뇌가 죽어간다”’편을 통해 알코올이 여성의 뇌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추적한다. 뉴스추적>
남녀를 불문하고 알코올이 뇌 조직을 손상시켜 인지기능과 기억력 감퇴를 가져온다는 점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황 씨와 비슷한 시기에 음주를 시작했고 술을 더 많이 마신 남성들의 뇌를 촬영한 결과, 그들의 뇌의 신경다발이 황씨 보다 덜 파괴되었다는 점을 발견한다.
이처럼 알코올이 성(性)에 따라 뇌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진은 이를 알아보기 위해 20대 남녀 대학생을 상대로 인지지각 검사를 통한 뇌파검사와 시뮬레이션 차량 운전 실험을 했다. 뇌파검사에서 남성은 알코올 섭취 후 뇌파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지만 여성은 두뇌 활동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소주 석 잔씩을 마시게 하고 30분 뒤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한 결과, 여성 평균치(0.063%)가 남자 평균치(0.044%)보다 높게 나왔다. 여성이 남성에 비해 몸집이 작고 체내 수분의 양은 적은 반면 체지방이 많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게다가 여성은 위에 있는 알코올 분해 효소의 양이 남성의 절반도 안 된다. 따라서 여성은 남성이 마시는 술의 절반을 마셔도, 알코올로 인해 받는 해악이 남성과 비슷하다. 전문의들은 “여성은 알코올 흡수가 빠르고 해독이 더디기 때문에 음주로 인해 뇌, 간 등 장기에 받는 손상이 더 크다”고 경고한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