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의원들의 분당(分黨) 규모의 탈당을 목전에 둔 4일 열린우리당은 폭풍전야 같은 긴장감에 휩쌓였다.
탈당파 의원들은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양형일 의원은 이날 “내일(5일), 모레(6일), 글피(7일) 사이에 결정할 일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고, 장경수 의원은 “이미 (탈당) 결정은 났고, 5일 본회의에서 다시 만나 (날짜를) 최종 조율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상당수는 주말에 지역에서 당원들을 만나 탈당 강행 의사를 추인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당초 5일로 예정됐던 탈당 시점이 하루 이틀 미뤄질 조짐을 보이자 “아직 20명이 안 됐을 것”이라는 분석부터 “탈당파 사이에서도 이해관계가 달라 과연 집단탈당이 현실화할 지 의문”이라는 회의론까지 여러 이야기가 떠돈다. 실제로 탈당파 일부 의원들은 김한길ㆍ강봉균 의원 주도로 집단탈당이 이뤄지는 것처럼 비춰지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당 지도부와 중진들은 어떻게든 대규모 탈당을 막아보려고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 새 당의장으로 추대될 것이 확실시 되는 정세균 의원과 문희상 전 의장 등이 ‘소극적’ 탈당파들을 찾아 다니며 만류하고 있다. 정 의원은 “설득할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탈당파에 대한 비판은 이날도 이어졌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바로 직전까지 당 지도부에 있었고, 지금도 지도적 위치에 있는 분들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당이 어려우면 함께 극복할 생각을 해야지 뛰쳐나가면 어려움이 없어지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나갈 사람은 빨리 나가는 것이 좋다’는 말도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어차피 그 동안 우리당의 색깔에 맞지 않았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빨리 나가서 당의 정체성이 분명해지는 것이 좋다”면서 “그들이 나간다고 국민에게 무슨 감동을 주겠느냐”고 말했다.
탈당 의원들의 지역구를 차지하려는 원외 인사들의 발 걸음도 빨라졌다. 한 핵심 당직자는 “지금만큼 좋은 기회가 어디 있느냐”며 “일부는 벌써부터 탈당파 의원들의 지역에 내려가 사무실을 내는 등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성호 의원은 3일 지역(경기 양주ㆍ동두천) 당원협의회에서 탈당의사를 밝혔다. 정 의원은 “핵심 당원들과 의논한 결과 탈당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5일 탈당계를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탈당 후 천정배 의원 측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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