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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의원 23명 집단탈당… 정치권 대개편 막 올랐다

입력
2007.02.07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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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새판짜기가 급류를 타게 됐다. 열린우리당 의원 23명이 6일 집단 탈당을 결행함에 따라 정계 대개편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20명)을 넘는 의원들의 집단 탈당으로 ‘백년 정당’을 표방했던 우리당은 창당 3년3개월만에 분당(分黨)으로 치닫게 됐으며, 이에 따른 국정 운영의 파행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한나라당이 우리당을 제치고 제1당 지위를 차지하고, 국회 구도가 양당체제에서 다당제로 변화함으로써 원 구성 문제와 법안 처리 등을 둘러싸고 정파간에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대선을 10개월여 앞두고 여당 분열 사태가 현실화함에 따라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중심으로 전개돼온 대선 대결 구도의 변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우리당 집단 탈당파는 민주당, 우리당 추가 탈당 세력, 시민사회 세력 등을 아우르는 통합신당을 추진할 방침이어서 여권의 통합 문제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탈당파와 우리당 잔류세력 간의 갈등 심화로 여권 재통합이 불가능해질 경우 대선은 다자 구도로 치러질 수도 있다.

우리당 원내지도부를 이끌었던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전 정책위의장 등 우리당 의원 23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집단 탈당을 선언한 뒤 새로운 원내교섭단체 구성과 통합신당 창당 방침을 밝혔다. 이들은 ‘참회와 새로운 출발’이란 탈당 성명서에서 “모든 중도개혁세력과 함께 통합신당을 만들고,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의정 활동에 충실하면서 신당 창당에 진력하겠다”며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개입은 단호하게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집단 탈당으로 우리당 의석수는 2004년 17대 총선 당시 152석에서 110석으로 줄었다.

이들에 이어 우리당의 유선호 김태홍 의원 등이 7일 탈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이미 탈당한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이상경 안민석 의원 등도 주말쯤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전당대회가 제대로 치러지지 않을 경우 임종석 송영길 정장선 의원 등 재선그룹과 당내 최대 주주인 정동영 전 의장 등이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

집단 탈당에 따른 원내 다당 체제는 여당의 의회 권력을 약화시켜 노 대통령이 추진 중인 개헌안과 부동산 정책 관련 법안 처리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노 대통령이 사안에 따라 원내 제1당인 한나라당과의 협조를 모색하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날 집단 탈당에 대해 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중앙위원회와 전당대회 준비위에서 결단과 타협을 통해서 이룬 합의를 지붕 위에 올려놓고 사다리를 걷어차는 비신사적인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있기 싫다는 이유로, 정치적으로 살아남겠다는 이유만으로 탈당하는 것”이라며 “짜고 치는 탈당, 기획 탈당, 뺑소니 정당이란 말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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