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비가 오고 난 다음날 얼어붙은 도로만큼 노인들을 두렵게 하는 것이 있을까. 노인들은 젊은층보다 겨울에 잘 넘어지고 그만큼 골절 등 상해를 입는 비율이 크게 높아 이로 인해 병원을 찾는 노인의 수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이다.
1일 분당서울대병원 관절센터 구경회 교수에 따르면 지난 3년 8개월 동안(2003년 5월~2007년 1월) 낙상으로 고관절 수술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334명을 조사한 결과 여름인 6~8월(60명)에 비해 겨울철인 12~2월(117명)에 2배 가까이 낙상 사례가 급증했다.
또 조사 결과 남성(91명)보다 여성(243명) 노인들이 낙상으로 인해 상해를 입는 경우가 3배 가까이 많았다. 이는 여성들이 골밀도가 낮아 골다공증 징후가 있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구 교수는 “겨울철에는 입는 옷이 두꺼워 몸놀림이 둔해져 갑자기 빙판길을 만나 미끄러졌을 경우 충격을 줄여주는 동작을 취하기가 힘들어 노인들이 큰 부상을 당하기가 쉽다” 며 “특히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노인들은 신체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뼈도 약해져 있어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골절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낙상은 손목골절, 고관절골절, 허리압박골절 등으로 구분된다. 보통 사람이 넘어질 때 반사적으로 손을 바닥에 짚게 되어 체중이 급작스럽게 손목에 쏠려 골절이 되거나 엉덩방아를 찧어 고관절이 부러지는 것이다.
이러한 낙상은 젊은이들에게 그다지 큰 위해가 되지 않지만 노인들의 경우 초기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거동 자체가 힘들어지며 자칫 생명의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노인 낙상의 첫째 원인은 하체의 근력부족과 평형유지 기능약화로 인한 조정능력 감소를 들 수 있다. 둘째 파킨슨씨병과 같은 신경병증, 시각장애,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장애, 셋째 혈압약, 이뇨제 등 복용하는 약물로 인한 일시적인 균형감각 소실 등이 있다. 아울러 누워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생길 수 있는 기립성 저혈압이 원인인 현기증으로 낙상하는 노인들도 많다.
구 교수는 “평소 운동을 하면 혈압이 떨어지는 등 신체기능이 좋아져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낙상을 당하는 빈도가 줄어든다” 며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들과 65세 이상 남성들은 주기적인 골밀도 검사와 골다공증 치료를 통해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해야 하며 빙판길이 있는 날 외출 때는 되도록 가족의 도움을 받고 지팡이 등을 소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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