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5대 휴대폰 제조사의 저가폰 경쟁에 불이 붙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부터 저가폰 공략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그간 고가폰 위주 전략을 펼쳐온 소니에릭슨마저 저가폰 진출을 선언, 저가폰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노키아, 모토로라 등과의 한판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소니에릭슨은 1일 음악파일 재생이 가능한 MP3 기능을 탑재한 60~100달러대의 저가 휴대폰을 인도에서 본격 생산한다고 밝혔다. 소니에릭슨은 플렉트로닉스, 포스콘 등 현지 업체들을 통해 2009년까지 1,000만대의 저가 휴대폰을 생산, 인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1,000만대는 지난해 이 업체 판매량의 13%에 해당한다.
소니에릭슨은 그 동안 뮤직폰인 ‘워크맨폰’과 디지털카메라 기능을 지닌 ‘샤이버샷폰’을 내세워 중고가폰 전략을 펼쳐 왔다. 소니에릭슨의 이번 저가폰 확대 선언은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신흥시장을 집중 공략해 세계 1~3위인 노키아, 모토로라,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한편, 업계 5위인 LG전자를 따돌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이미 노키아, 모토로라는 100달러대 저가폰을 대량 생산해 중국, 인도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해 온 만큼 현재의 저가폰 기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 분명하다. 고가폰 위주의 마케팅 전략을 펴온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 또한 이들에 맞서기 위해서는 저가폰으로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인도를 둘러싼 휴대폰 제조 빅5의 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실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해말 퀄컴에서 저가폰 전용 통신칩 ‘QSC 6010’을 공급 받아 인도, 중국을 겨냥한 40~50달러대 저가폰을 준비를 마친 상태다. 따라서 국내사들은 이미 저가폰으로 인도 시장을 주도하는 노키아와 지난달 50달러 미만의 저가폰을 출시한 모토로라, 여기에 최근 인도 시장 공략을 발표한 소니에릭슨과 한 판 접전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업체들은 저가폰 전략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아직까지 저가폰에 대해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노키아를 잡을 수 있도록 1년만 기다려달라”고 대량 공급으로 가격을 낮춘 노키아 추격 의지를 밝혔다. LG전자도 저가폰 전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신흥 시장을 좌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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