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각오를 한 지 이제 겨우 한 달이 지나가고 있다. 올해 내 소망은 무엇이었던가? '적게 일하면서 많이 얻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내가 이상한 것일까. 나는 한국에 살고 있는 호주인이다. 과연 어떻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많은 한국인들처럼 호주인들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일한다. 2004년 국제노동기구(ILO)자료에 의하면 호주인 중 20%가 주당 5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경쟁적 압박 지속하기 어려워
이렇듯 일부 호주인들이 장시간 노동을 하는 이유는 고용주의 요구일수도 있고, 돈이 필요하거나 품고 있는 야망 또는 하루 종일 사무실에 있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부의 압력이나 보상과 무관하게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우리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는 자아로 인해 장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몇 년간 나 역시 다섯 살짜리 아들과 세 살 된 딸 아이를 둔 엄마로서 아이들에게 중요한 인격 형성 시기에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함께 해야 한다고 느꼈다.
설상가상으로 일하지 않을 때나 아이들과 '교육용 게임' 놀이를 하지 않을 때조차도 아이들의 미래에 관해 자료를 찾아보거나 초조해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이 '열성 엄마'로 변모하기 직전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한국과 호주가 이만큼의 경제성장을 이루게 된 것은 상당 부분 고등 교육을 받은 우수한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두 나라 모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수준 높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고 동시에 경쟁적 압박이 심하다.
우리 아이들은 절반은 한국인이나 다름없으니 양국의 '가장 좋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아니면 반대로 스트레스와 강도가 두 배가 된다는 얘긴가?
이제는 깨달았다. 그와 같은 삶은 지속될 수 없으며,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을. 하지만 이처럼 엄청난 압박의 소용돌이 속에서 일은 적게 하고 많은 것을 얻는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 가장 중요한 일을 우선 하기
그 방법이 있다. 최근 시간이나 자원, 일에 있어서 그것의 20%가 중요하며 나머지 80%는 사소하다는 '파레토 법칙' 혹은 '80-20 법칙'을 떠올렸다.
이 법칙을 일에 적용해 보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일의 20%에 시간과 에너지의 80%를 투자하면 결과물의 80%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 간단해서 나는 스케줄을 조정, 가장 중요한 20%를 먼저 달성하기로 했다.
자 그러면 다시 새해 결심으로 돌아와 보자. 80-20 법칙에 따라 만일 하루 8시간 근무 중 처음 96분을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한다면 20%의 시간으로 그날 하루 목표의 80%를 달성하게 된다.
간단히 말해 덜 중요한 일에 신경 쓰지 않고 가장 중요한 업무를 우선으로 처리하려 할 것이다. 그러면 남는 시간에는 무엇을 할까? 아마 남편과 함께 탱고를 배울지도 모르겠다.
메리-제인 리디코트 주한 호주대사관 과학ㆍ교육참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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