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1일 탈당파를 정면 비난한 가운데 김한길 전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의장 중심의 집단 탈당 움직임은 초읽기에 들어갔다.
30~40명으로 윤곽이 잡힌 강경 통합신당파 의원들은 그룹 별로 물밑 서명작업을 하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 와중에 민주당 지역구 의원 전원이 탈당해 우리당 재선그룹과 신당추진위를 구성하는 방안까지 시나리오로 등장했다.
총대를 메려는 진용은 ‘김한길 그룹+강봉균 그룹+충청권’. 주력군은 김한길 전 원내대표가 주도하는 전임 원내대표단 그룹이다. 조일현 최용규 노웅래 주승용 장경수 정성호 의원 등 원내부대표로 활동했던 의원들이다.
강봉균 정책위의장 그룹에는 정조위원장으로 일했던 이근식 우제창 의원 등과 관료 출신 모임인 ‘실사구시’ 소속 변재일 이시종 의원 등이포함된다.
박병석 박상돈 홍재형 서재관 의원 등 충청권 출신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충청권 의원들은 이번 주말 지역구에 내려가 탈당 시기에 대한 의견 수렴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정동영 전 의장 계열의 강경 신당파인 이강래 전병헌 채수찬 최규식 김낙순 우윤근 의원 등도 언제든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1일 부산을 방문한 정 전 의장이 “전당대회 전에 탈당하는 일은 없다”고 못박았기 때문에 보폭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 전 의장이 “앞으로 정동영 계보정치는 없다”면서 계보 의원들의 분화 현상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정동영계 강경 신당파의 탈당 결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양형일 의원 등 호남권 의원들과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제종길 이종걸 이상경 의원 등도 다른 흐름의 탈당 대열에서 운동화 끈을 조이고 있다.
그러나 김한길ㆍ강봉균 그룹은 정치 도의적 비난을 감수해야 하는 명분상의 고민도 적지 않다. 중앙위에서 2ㆍ14 전대의 성공적 개최를 결의해놓고 딴살림을 차린다는 비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탈당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이들은 10일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최소한 7일까지는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지역구 의원 전원이 탈당해 우리당 재선 그룹과 제3지대에서 신당을 추진하는 방안이 떠올랐다.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와 이낙연 의원, 우리당 김부겸 임종석 송영길 정장선 의원, 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 등은 이날 오전 회동을 갖고 중도개혁 신당 창당 방안을 논의했다.
김효석 의원은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방안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됐을 뿐이고 우리당 재선그룹도 아직 신중한 입장”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따라서 당장 제3지대 통합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헤쳐모여식 신당 창당을 위해 앞으로 이 같은 방식의 통합 논의가 이뤄질 개연성은 충분히 있다.
박석원 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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