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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29) 항암치료제가 키 크는 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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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제대로 알고 씁시다] (29) 항암치료제가 키 크는 주사?

입력
2007.02.0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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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를 통한 차별 방지를 위해 신입 사원 모집 요강에서 용모 기준을 폐지하는 직장이 하나 둘씩 생겨 나고 있지만 미디어와 광고를 휩쓸고 있는 ‘몸짱’과 ‘S-라인’에 대한 동경은 아직도 대단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이를 몇 ㎝라도 더 키워주려는 부모의 정성도 지극하기 마련이다. 덕분에 이른바 ‘키 크는 주사’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키 크는 주사제에는 크게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성장 호르몬이 결핍된 아이들에게 처방 되는 ‘성장 호르몬 (Growth Hormone)’과 성(性) 조숙증 아이들에게 처방 되는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 호르몬 유사체(GnRH agonist)’가 그것이다. 성장 호르몬은 성장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명칭을 통해 쉽게 알 수 있으나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 호르몬 유사체의 경우는 그 기능을 짐작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알아보자.

우리 뇌의 시항하부에서는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는 다시 뇌하수체에 작용하여 성선자극 호르몬이 분비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성선자극 호르몬이 난소나 정소에 작용하면 비로소 최종 호르몬인 여성 호르몬이나 남성 호르몬이 분비되고 이에 따른 신체의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 호르몬 유사체가 외부에서 투여 되면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 호르몬의 분비가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성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든다.

이 약제는 이와 같은 효능으로 원래 유방암, 전립선암, 자궁내막암 등 성 호르몬과 관계 있는 암의 치료를 위한 일종의 항암제로 쓰이는데 자궁근종이나 자궁내막증 등 양성 질환의 치료에도 드물지 않게 사용되고 있다.

또 이 약제는 성 호르몬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성 조숙증을 보이는 소아 환자들에게 사춘기를 지연시킬 목적으로 처방된다. 최근에는 성 조숙증이 없는 정상적인 아이들에게 ‘키 크는 주사’로 알려져 투여 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임상 시험이 이뤄지지 않아 그 안전성이나 유효성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지만, 2003년 미 국립보건원에 따르면 성선자극 호르몬 유리 호르몬 유사체를 이용한 치료가 키 성장에는 효과를 보일 수 있지만 부작용으로 골밀도를 감소시킬 수 있어 일반적인 경우에는 추천하지 않고 만일 투약 되더라도 결과를 주의 깊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이제는 상식처럼 굳어진 말이지만 이런 이유로 부모의 욕심대로 무작정 키 크는 주사를 맞혀서는 안되며 반드시 전문 의료인의 지침에 따라야 한다. 그러나 이 약제의 투여가 성 조숙증에는 합당한 치료법인 만큼 여아는 만8세, 남아는 만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의심 된다면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 보고 처방받아 치료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주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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