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진작가가 과거 미국에서 저지른 범죄로 ‘한ㆍ미범죄인 인도조약’에 의해 미국으로 신병이 넘겨진다.
서울고등법원은 1일 서울고검이 청구한 사진작가 황(69)모씨의 범죄인 인도심사 사건에 대해 지난달 18일 인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황씨는 국내 사진계 원로이자 대표적 포스트모던 작가로 꼽힌다.
법무부에 따르면 황씨는 1984년 미 로스앤젤레스(LA)의 한 투자자문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며 26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90년 기소됐으나 재판 도중 같은 해 말 국내로 도피했다. 당시 미 재판 과정에서 황씨는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미 사법당국은‘한ㆍ미범죄인 인도조약’에 근거해 우리 정부에 황씨 인도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지난해 말 인도를 결정했다. 지금까지 외국과의 범죄인인도조약에 의해 인도된 사례는 살인, 절도 등 강력범이 많았고, 황씨 같은 경제사범의 인도는 드물었다.
사진기자 출신인 황씨는 60년대 도미해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현지 언론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도피한 이후 극사실 접사촬영, 컴퓨터 작업을 거친 작품으로 수차례 개인전시회를 여는 등 왕성하게 활동했다.
고주희 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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