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쾌거였다.
1위 이규혁(1분9초86), 2위 문준(1분10초45), 3위 최재봉(1분10초92). 한국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1,2,3위를 싹쓸이하자 지린성 스케이트장에는 만세를 외치는 함성과 함께 태극기가 펄럭였다. 이규혁(28ㆍ서울시청)은 “감기에 걸려 몸 상태가 나빴는데 금메달을 따내서 다행이네요. 하지만 제가 금메달을 땄다는 사실보다 우리가 1~3위를 모두 휩쓸었다는 게 더 기뻐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제6회 창춘(長春) 동계아시안게임 개막 5일째인 1일 지린성 스케이트장. 전날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규혁이 주종목 1,000m마저 우승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규혁은 지난 2003년 아오모리대회에 이어 2회 연속 2관왕이 됐다.
“그 동안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몇 개나 땄냐고요? 금메달 4개, 은메달 2개요. 지난 15년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 네 번씩 나갔어요. 어제 1,500m가 끝나고서 너무 피곤하고 힘들었는데 이상하게 나이가 들수록 스케이트가 잘 타지네요(껄껄 웃으며).”
최재봉은 3위를 차지했지만 ‘특정 국가가 한 종목에서 금ㆍ은ㆍ동메달을 독차지할 수 없다’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 규정에 따라 개인 기록만 인정 받고 동메달은 나가지마 다카하루(일본)에게 넘겨줬다. 앞서 벌어진 여자 1,000m에서는 김유림(17ㆍ의정부여고)이 4위에 그쳤지만 중국이 1~3위를 휩쓴 덕분에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컬링도 남녀 모두 결승전에서 일본을 꺾고 금메달 2개를 수확했다. 남자 대표팀은 연장 접전 끝에 3-2로 꺾고 지난 2003아오모리 대회에 이어 2연패에 성공했다. 여자 대표팀은 8엔드까지 2-6으로 뒤졌지만 짜릿한 7-6 역전승을 거뒀다. 여자 대표팀은 아오모리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6-7로 진 빚을 깨끗이 되갚았다.
이규혁의 금빛 질주와 컬링 남매의 금메달 사냥에 힘입어 한국은 금메달 9개(은12, 동8)로 일본(금8, 은4, 동10)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선두는 중국(금15, 은15, 동18).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가 강세인 일본은 금메달 12개 정도를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금메달 10개가 목표인 한국은 2위 탈환은 성공했지만 3회 연속 2위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린성 베이다후(北大湖) 스키장에서는 한국스키의 간판스타 강민혁(26ㆍ용평리조트)이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김우성(21ㆍ단국대)은 동메달. 강민혁은 오는 3일 회전에서 금메달에 재도전한다. 바이애슬론 남자 20㎞에서는 이인복이 6위, 여자 15㎞에선 김선주가 11위에 그쳐 높은 벽을 실감했다.
창춘(중국)=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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