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의 가장 큰 적은 교통체증. 길 막히는 게 무서워 떠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길은 나날이 새로 뚫리고 넓어지지만, 차량의 증가 속도를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도저히 줄 것 같지 않은 긴 차량행렬에 갇혀있다 보면 멀리 돌아가더라도, 질퍽한 논두렁 길이라도 시원하게 달리고만 싶어진다.
일반 운전자들이 체증과 싸움하는 동안 운전의 베테랑들은 샛길로 샛길로 맘껏 속도를 내고 달린다. 내비게이션도 모르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길눈의 고수’들에게 알토란 같은 샛길 정보를 물었다. 주말 가장 붐비는 시간에 맞춰 여행객을 가득 태우고 다니는 국내 답사여행사의 운전기사들이다. 국내의 모든 길들을 눈감고 그려내고, 교통체증에 누구보다 가슴을 태워왔던 이들이다. 그들에게서 귀동냥으로 들은 우회로를 안내한다. 단 우회로가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좁은 샛길에서 사고가 나거나 차량이 몰려들면 더 막힐 수도 있으니. 인생의 선택을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없듯, 길의 선택도 결국 운전대를 잡은 자신의 책임이다.
첫번째로 집고 넘어갈 교통지옥은 만종분기점 인근. 영동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가 만나는 곳이다. 특히나 겨울의 이곳은 강원 산자락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스키장을 찾는 차량들로 더욱 몸살을 앓는다. 많은 스키어들은 차 막히는 것을 피해 오전에만 타고 일찍 귀경한다던가, 아예 야간스키까지 타고 한밤중에 서울로 향하곤 한다.
우선 강릉에서 서울로 향하는 귀경길. 경우의 수는 둘이다. 하나는 원주IC에서 빠져 나와 원주시내로 해서 42번국도를 타고 문막을 지나 여주까지 가서는 영동고속도로로 올라타는 방법(1)이다. 여주부터 영동고속도로의 차로는 여유가 있다. 다른 하나는 일찌감치 새말IC에서 빠져 나와 횡성까지 간 후 횡성에서 6번국도를 타고 용두로 해서 양평, 퇴촌, 팔당대교를 거쳐 서울로 진입하는 방법(2)이다.
영동고속도로와 이어지는 스키장이 용평, 휘팍, 성우, 오크밸리 등 수두룩하지만 6번국도와 연계된 스키장은 대명비발디 하나 뿐이다. 처음의 우회로는 문막부터 막힐 경우에 적용하는 게 좋고, 후자는 체증이 더 일찍 시작하고 심해 만종부터 막힐 때 사용하는 게 낫다. 창의력 빵점인 내비게이션에만 내맡길 것이 아니라 교통방송에 귀 기울이거나, 고속도로의 전광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태백이나 영월에서의 귀경길.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38번 국도를 타고 나와 제천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오른다. 막히는 길을 찾아 떠나는 무모한 도전이다. 38번 국도를 타고 서쪽으로 더 달리는 게 현명하다. 38번 국도는 고속도로 못지않게 곧게 잘 뻗어있다. 박달재터널, 앙성 등을 지나면 감곡IC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할 수 있다(3).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중앙고속도로 보다는 수월하다. 만일 교통방송 등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다 막힌다고 하면, 38번 국도로 내처 달려 일죽IC에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방법(4)도 고려해 볼만하다.
아무 생각 없이 달리다 중앙고속도로로 잘못 올라탔다면 만종분기점만큼은 고집하지 말 것. 남원주 IC에서 빠져 나와 남쪽(충주 방향)으로 달리다 흥업에서 한라대 앞에서 우회전, 409번 지방도로를 타고 북으로 오르면 문막으로 이어지는 42번 국도를 만난다(5). 문막에서 영동고속도로를 타거나, 여주까지 달려 고속도로로 오를지는 당시의 교통상황이 말해줄 것이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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