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한 TV 프로그램이 뚝배기를 가열하는 실험을 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실험은 속이 빈 뚝배기를 가스레인지 위에 놓고 가열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놀랍게도 빈 뚝배기에서 거품이 부글부글 생겨 나왔다. 이유는 계면활성제가 들어있는 주방세제로 설거지 한 성분이 뚝배기에 스며 있다가 다시 빠져 나온 것이다.
석유계 계면활성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계면활성제를 쓰지 않은 세제 출시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LG생활건강의'세이프'(3,000원대ㆍ400g)는 옥수수 성분의 포도당과 야자열매에서 추출한 지방알코올 등 식물성 계면활성제를 사용한다.
이 제품은 최근 용기 포장을 아기가 그릇을 핥고 있는 디자인으로 바꿔'인체 무해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린케미칼의 슈가버블은 설탕의 친수성과 표백기능에서 착안해 만든 제품이다. 설탕의 원료인 사탕수수와 올리브유를 원료로 한 계면활성제를 사용했다. 독성이 없어 피부가 약한 아기들을 걱정하는 주부들에게 인기다. 가격은 4,200원대(500g).
롯데알미늄의 '지케임'(3,500원대ㆍ500㎖)은 대두유, 동백유, 야자유, 로얄젤리, 토코페롤 등 천연원료를 가열한 후 숙성 발효시켜 만든 친환경 세제다. 잔류 성분이 남지않아 인체에 무해하다.
그린앤크린의 소이크린은 100% 콩을 주원료로 만든 제품으로, 거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무공해세제다. 콩 속에는 토코페롤, 레시틴 등 영양소가 함유돼 있어 피부 보호에도 효과가 있다. 가격은 3,800원(500㎖).
세제 이외에도 최근에는 아크릴사 수세미(1,000~2,000원) 등도 인기를 얻고 있다. 촘촘한 아크릴사가 기름을 잘 흡수해 기름기 있는 그릇을 닦을 때 별도의 세제가 필요 없어 친환경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전통 옹기도 잘 팔리고 있다.
플라스틱 용기에서 발생하는 환경호르몬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황토옹기는 쌀벌레와 곰팡이를 자연적으로 막아주고 김치나 젓갈 등을 맛깔스럽게 발효시켜주는 장점도 있다. 배추 한쪽을 담을 수 있는 꼬마 옹기는 1만~2만원대. 쌀독용 옹기는 3만~6만원대다.
LG 생활건강 송지인 세이프 브랜드 매니저는 "설거지도 먹는 과정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인체에 무해한 천연 주방세제나 환경호르몬으로부터 안전한 친환경 주방용품 출시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