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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손자 안 봐줄 수도 없고" 할머니 때늦은 육아에 관절염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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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건강 - "손자 안 봐줄 수도 없고" 할머니 때늦은 육아에 관절염 비상

입력
2007.02.02 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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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과 여섯 살 짜리 남매를 직장 어린이 집에 맡기고 육아와 직장생활을 함께 해온 회사원 정모(34ㆍ여)씨는 얼마 전 다니던 회사를 옮기면서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의 보육을 친정 어머니에게 한 동안 부탁하게 됐다. 하지만 평소 무릎이 좋지 않아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정씨의 어머니는 아이들을 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에서 관절염 진단과 함께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라는 의사의 충고를 받았다. 60대 중반인 어머니의 건강을 생각하면 보육을 맡기지 말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할 수 없는 정씨는 낭패에 빠졌다.

아이 돌보는 할머니 관절염 심해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해 지면서 육아와 바깥일을 함께하는 ‘직장 맘’들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덩달아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면 바로 아이들을 떠맡게 되는 할머니들이다. 최근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들이 관절염으로 인한 통증에 더욱 시달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관절전문 힘찬병원은 최근 만 55세 이상의 말기 관절염 여성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본 결과 손자를 양육하는 경우 그렇지 않은 할머니들보다 통증이 심해 빨리 치료를 받기 원하고 수술 후에도 통증 감소가 더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00명 중 아이를 돌본 할머니(40명)가 그렇지 않은 할머니(60명)보다 약 8개월 빨리 수술을 결심했다. 아이가 없는 할머니들이 관절염 진단 후 평균 24개월 만에 수술을 결심한 반면, 직장 맘을 딸이나 며느리로 둔 할머니들은 평균 16개월 만에 수술을 선택했다.

퇴행성 관절염을 앓는 환자는 밤에 심한 통증을 느껴 잠을 깨는 경우가 많은 데 이번 조사에서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들이 잠을 더 자주 깨고 더 멀리 걷지 못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말기 관절염 할머니 환자 중 아이를 돌보지 않는 경우 1㎞를 통증 없이 걷는다고 답한 비율이 20%에 달하는 반면 아이를 키우는 환자는 절반인 10%에 그쳤다.

힘찬병원 인공관절센터 정재훈 소장은 “국내에서 인공관절 치환 수술을 받는 환자 중 여성의 비율이 90%를 넘을 정도로 할머니들에게는 고질적인 질환” 이라며 “이들이 바쁜 자식들을 대신해 가사일과 육아까지 부담하면 무릎에 무리가 가는 일이 많아져 통증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욱 심해지는 게 사실” 이라고 말한다.

아이 내려놓고 바닥청소는 봉걸레로

아이를 돌보는 할머니들의 관절 통증이 심한 이유는 아이를 안거나 들어올릴 때 관절에 자주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체중 10㎏의 아이를 안게 되면 무릎에는 무게의 3배인 30㎏의 하중이 실리게 된다. 아이를 업은 채 계단을 오르기라도 하면 무릎이 감당하는 하중은 최고 50~70㎏까지 올라가 관절염 통증이 견디기 힘든 수준에 도달하게 된다.

많은 할머니들이 아이를 돌보면서 가사일도 담당하고 있어 관절염 통증이 배가 된다. 정 소장은 “바닥을 닦거나 손빨래 등을 하기위해 쪼그리고 앉게 되는데 이때 체중이 60㎏이라면 무릎에 놓이는 하중이 300~480㎏으로 올라가 관절, 특히 무릎 덮개뼈와 연골이 더욱 쉽게 손상된다” 며 “더구나 아이를 업고 가사일을 한다면 상황은 심각해 진다”고 말했다.

무릎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기 위해선 되도록 ▦바닥에 쪼그려 앉지 않고 식탁에서 의자에 앉아 가사일을 하고 ▦바닥청소는 손 걸레보다는 자루가 달린 봉 걸레를 이용하며 ▦아이는 직접 안아주기보다 유모차와 아기침대를 이용하며 ▦평소 가벼운 산책과 수영으로 관절을 단련시키며 스트레칭을 배워둬야 한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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