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최대 문화행사 중 하나로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는 데 기여해 온 세계도자기비엔날레가 예산의 대폭 삭감과 재단 대표이사의 잦은 교체로 행사 차질의 우려를 낳고 있다.
31일 (재)세계도자기엑스포에 따르면 4월28일부터 5월27일까지 30일간 2007 제4회 세계도자비엔날레를 이천 세계도자센터와 여주 세계생활도자관, 광주 조선관요박물관 등 3곳에서 연다.
하지만 올해 예산이 135억원에서 58억원으로 대폭 삭감되고 개최 일수도 당초 58일에서 30일로 축소돼 행사 일정을 조정하느라 곳곳에서 진통을 겪었다. 세계도자비엔날레는 제1회(2001년)의 경우 80일, 제2회(2003년) 60일, 제3회(2005년)는 58일 동안 열렸다.
엑스포 측은 이에 따라 홍보물을 다시 제작해 돌리는 한편, 섭외를 했던 공연 및 전시단체에 초청 해지나 계약 변경을 통보하는 등 국제적인 결례도 자초한 것으로 전해졌다.
엑스포의 한 관계자는 “격년제로 열리는 비엔날레의 경우 행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다음 대회를 위한 준비가 시작된다”면서 “섭외가 상당부분 이뤄진 상태서 갑자기 예산과 일정이 축소돼 이를 조정하느라 진땀을 흘렸다”고 말했다.
엑스포 측은 당초 11개 전시를 5개로 축소하고 해외 석학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학술회의나 워크숍은 대부분 취소했다. 주 전시행사는 계약 변경이 어려워 비엔날레가 끝난 뒤에도 당초 일정대로 58일간 전시하기로 했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에 해당하는 엑스포 재단 대표의 잦은 교체도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1월 A씨가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취임한 경기부지사 출신 B씨가 5ㆍ31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석 달 만에 퇴임하면서 정치인 C씨가 자리를 이어받았다. 하지만 김문수 지사가 지난해 12월 “적당히 하려면 물러나라”고 질책하자 C씨는 돌연 사퇴했고 1달여 공백 끝에 지난 25일 권두현 전 행정2부지사가 새로 취임했다. 하지만 노조는 “공모를 통해 전문가를 뽑아달라”는 요구를 무시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엑스포는 세계 도자기 추세를 알 수 있는 전시행사가 주가 돼야 하는데 고위급의 말 한마디로 전시는 축소되고 공연행사가 많이 늘어났다”면서 “예산을 대폭 삭감해 놓고는 다시 ‘추경에 예산을 반영할 테니 행사를 충실이 하라’는 어처구니 없는 요구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엑스포 측은 “행사 일정이 줄었지만 예산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어서 전시 및 공연 재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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