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증시가 연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접어든 은행주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은행업종 지수는 31일 전날보다 1.81포인트(0.54%) 오른 335.71로 거래를 마감해 사흘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난주부터 실적발표에 들어간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에는 부진한 성적을 보였지만, 올 1분기에는 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전망이 밝은 점을 주가 강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외환, 기업, 대구, 부산, 전북은행 등 9개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의 2006년 4분기 순이익이 정부의 대손충당금 최소적립률 변경에 따른 부담으로 전 분기 대비 33.6% 감소한 1조6,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 1분기부터는 경기하락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보유중인 LG카드와 현대건설 지분 매각 이익까지 더해져 순이익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인 4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정태 연구원은 “상장은행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4.6% 가량 증가한 12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LG카드(2조원)와 현대건설(1조원) 매각이익을 제외해도 10조원에 가까운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든 까닭에 은행의 장기 전망은 낙관적이지 못하지만, 현재 주가는 저평가 매력이 있는 데다 이익 안정성도 확보돼 투자매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잇따라 강경한 부동산 정책을 내놓음에 따라 대출금리가 상승, 예대마진이 늘고 있다는 점도 은행주의 밝은 실적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은행의 수익성을 반영하는 예대금리차는 지난달 3.05%로 2005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지난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88%로 전월 대비 0.19%포인트 오르는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더 빠르게 금리 상승추세를 반영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대마진의 급격한 감소세는 지난해 4분기를 바닥으로 진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금융지주사의 경우 인수ㆍ합병(M&A)등 사업다각화를 통해 기업가치가 올라간 점도 매력이다. 동부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연간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리고 있는 LG카드를 인수한 신한지주를 높은 인수가격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았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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