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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09년부터 전면 드래프트 실시/ 현대 '제3 인수자' 위해 멍석 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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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2009년부터 전면 드래프트 실시/ 현대 '제3 인수자' 위해 멍석 깔았다

입력
2007.01.3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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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제2차 이사회를 열고 2009년부터 전면 신인 드래프트를 실시하고, 규약에 명시된 도시연고제를 재확인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신생구단 창단의 가장 큰 걸림돌인 연고지와 선수수급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최근 농협의 인수 포기로 지지부진해진 현대 유니콘스의 매각 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프로야구의 지형도를 바꿀 두 제도가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지 살펴본다.

# 신생팀 창단 용이…8개구단 균형발전 기대

8개 구단의 전력 평준화

현행 신인 드래프트 방식은 연고 지역 출신 고교ㆍ대학선수들을 우선적으로 뽑는 1차 지명과 전년도 성적 역순에 따라 모든 아마선수를 선발하는 2차 지명이 혼합된 형태다. 그 동안 문제가 된 건 1차 지명이었다. 현재 지역에 따라 고교 팀 숫자가 큰 편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각 팀간의 전력 불균형을 낳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반면 연고 지역에 많은 고교 팀과 우수 선수를 보유한 SK와 KIA는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할 경우 지역 아마추어 팀에 대한 지원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대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도 2시간 반 동안 격론을 벌이는 진통이 있었지만 현행 연고 구단이 2명씩 우선 지명하는 방식을 올해와 내년에는 1명씩으로 줄인 뒤 2009년부터는 전면 드래프트를 실시하는 선에서 절충점을 찾았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전면 드래프트로 8개 구단의 균형적 발전을 꾀하는 한편 침체된 프로야구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 문제 해결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

하일성 총장은 해체 위기에 놓인 현대 구단 사태와 관련, “이사회에서 올시즌 8개 구단으로 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음을 재확인했다”며 “선수들에게 첫 월급을 지급해야 하는 25일 이후 상황에 따라 긴급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지는 못했지만 도시연고제와 전면 드래프트 실시는 현대 문제 해결을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볼 수 있다. 지난 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적용된 광역연고제와 신인 드래프트 방식 아래에서는 신규 구단들의 진입 장벽이 높았다. 각 구단들이 프로야구 전체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데만 급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도시연고제와 전면 드래프트가 실시된다면 신생 팀 창단이 그만큼 용이해진다. 또 지방자치단체에서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프로야구 팀 유치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즉 KBO가 범 현대가(家)의 지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제3의 인수 대상자를 위해 멍석을 깔아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면 드래프트를 강력하게 반대해온 KIA와 SK가 결국 이를 수용한 것도 현대가 해체될 경우 프로야구가 7개 구단으로 운영되는 최악의 파국을 막아야 한다는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이사회는 해외에 진출한 지 5년이 경과된 선수에 한해 올시즌 한시적으로 2년간 복귀 금지 규제를 풀기로 했고, 주말(토, 일, 공휴일) 경기개시시간을 오후 5시로 확정했다. 주중 경기 개시 시간은 오후 6시와 6시반 중 구단 자율로 선택키로 했지만 4월6일 개막전에 한해 오후 6시에 열기로 했다.

이승택 기자 l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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