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베켄바워, 게르트 뮐러, 로타르 마테우스, 위르겐 클린스만, 칼 하인츠 루메니게, 미하일 발라크…. ‘전차군단’ 독일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던 쟁쟁한 스타들의 어깨에는 어김없이 ‘삼선(三線)’이 둘러져 있었다.
‘삼선’은 독일계 스포츠브랜드인 아디다스의 상징이자 독일 축구의 상징이었다. 각각 3차례 씩의 월드컵 우승과 유럽선수권 우승때 함께 했던 독일 축구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으론 독일 선수들의 유니폼에 ‘삼선’ 대신 ‘승리의 날개’가 새겨질 지 모르겠다. 아디다스의 경쟁업체인 나이키가 무려 8년간 6억유로(약 7,328억원)를 독일축구협회에 베팅했기 때문이다.
테오 즈반치거 독일축구협회장은 31일(한국시간) 나이키의 파격적인 제안을 공개했다. 즈반치거 회장은 나이키가 유니폼 공급 조건으로 8년간 5억유로, 계약금 5,000만유로, 독일여자대표팀 지원금 5,000만유로 등 총 6억유로의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독일축구협회와 아디다스와의 계약은 오는 2010년 만료된다. 아디다스는 2014년까지 연장계약을 추진하고 있지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현재 아디다스가 독일축구협회와 맺은 계약 조건은 나이키가 제안한 액수의 6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아디다스는 지난해 독일월드컵 공인구 ‘팀 가이스트’를 제작하면서 전통적인 독일 유니폼에 대한 경의의 표시로 블랙과 화이트를 주된 색상으로 사용한 바 있다. 지난 1954년부터 반세기 넘게 이어져온 둘의 파트너십이 나이키의 물량 공세로 흔들리고 있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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