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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6분의 감동! 파리의 18가지 러브 스토리 '사랑해, 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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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6분의 감동! 파리의 18가지 러브 스토리 '사랑해, 파리'

입력
2007.01.31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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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가 그림엽서처럼 펼쳐지는 낭만의 도시 파리. 옴니버스영화 <사랑해, 파리> 는 그 어느 곳보다 많은 사랑이 피고 질듯한 이 도시를 캔버스로 삼는다. 파리의 풍광을 사랑과 함께 채색한 화가들은 조엘 코엔ㆍ에단 코엔 형제와 구스 반 산트, 웨스 크레이븐, 월터 살레스 등 20명의 쟁쟁한 감독들. 엘리야 우드와 나탈리 포트만, 줄리엣 비노쉬 등 스타 배우들이 물감이 돼 스크린 위로 풀어진다.

<사랑해, 파리> 를 채우는 에피소드는 열여덟 개. 각 에피소드는 6분 동안 몽마르트 언덕과 세느 강변, 마레 지구, 몽소 공원, 에펠 탑 등 파리의 명소와 뒷골목 구석구석에 사랑을 심는다. 가슴 설레는 첫 만남이 있고, 아이를 잃은 엄마의 가슴 아픈 모정이 등장한다. 권태기를 극복하는 한 부부의 사연이 미소 짓게 하고, 공포영화나 스릴러의 외피를 둘러쓴 사랑이야기가 섬뜩함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열여덟 가지 빛깔의 사랑노래는 결국 애정이 충만한 도시 파리를 찬미한다.

명감독을 불러모아 만들어진 수많은 옴니버스 영화가 그렇듯 <사랑해, 파리> 의 모든 에피소드를 수작의 범주에 넣기는 힘들다. 혼자 보기에 아깝고 다시 보고 싶은 명품도 있으나 범작에 머문 에피소드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짧은 시간 안에 90분을 넘는 장편영화 못지않은 여운을 남긴다. 이중 유난히 눈길을 끌며 오랜 잔향을 남기는 작품이 있다. <튈트리 역> 과 <14구역>, <바스티유> 가 이에 해당한다.

<튈트리 역> 은 미국 인디 영화의 기수인 코엔 형제의 재기가 빛을 발한다. ‘파리의 지하철에서는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마라’는 관광 안내서의 경고 문구를 어긴 대가로 봉변을 겪는 한 미국인 관광객의 사연이 웃음과 긴장을 오가며 펼쳐진다. <14구역>은 한 여인의 쓸쓸하면서도 따스한 일상을 반추하는 작품.

<사이드 웨이> 에서 와인을 빌려 삶의 의미를 성찰했던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재능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이 에피소드의 마지막 대사 “그래도 사랑해, 파리”는 가슴 속에 오래도록 물결 친다. 스페인 여성감독 이사벨 코이셋의 <바스티유> 는 촌철살인의 단편이다. 이혼 통보를 하려다 아내의 백혈병 발병 사실을 알고 다시 아내를 사랑하게 되는 한 남자의 사연이 유모러스하면서도 애잔하게 가슴을 쓰다듬는다. 2월1일, 15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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