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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G 신임 유도훈 감독/ "173㎝… 키작다고 농구 못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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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T&G 신임 유도훈 감독/ "173㎝… 키작다고 농구 못하나요?"

입력
2007.01.3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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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때는 178㎝라고 뻥을 쳤죠. 심지어 180㎝로 키를 적어낸 적도 있어요.”

1967년생으로 프로농구 10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가장 젊은 안양 KT&G의 유도훈(40) 신임 감독은 가장 키가 작은 사령탑이기도 하다. 정확한 그의 키는 172.6㎝. 그걸 간신히 반올림한 173㎝가 유도훈 감독의 공식(?) 신장이다.

# 훈련으로 약점 커버… 사상 첫 시즌중 코치서 전격 발탁

신세대 젊은이들의 평균 키에도 훨씬 못 미치는 작은 키의 소유자. 그러나 유 감독은 현역 시절 ‘코트의 여우’로 각광 받았고, 결국 꿈의 자리인 감독까지 맡게 됐다.

“프로에 들어와서 솔직하게 키를 공개했습니다. 키가 작은 선수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죠.”

작은 키를 약점으로만 받아들였다면 지금의 유 감독은 없었을 게 분명하다. “코트에서 생각을 많이 했어요. 높이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코트에서 본능적으로 상황을 읽어내는 능력은 그 때부터 길러진 것이었다. 물론 눈물겨운 훈련도 빼놓을 수 없다. 혹독하게 훈련시키기로 유명한 연세대 시절의 은사인 전자랜드의 최희암 감독은 “모두 힘들다고 도망가도 유도훈 만큼은 예외였다”고 했다. 그런 능력이 유 감독을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시즌 도중 한 팀의 코치에서 다른 팀의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지도자로 만든 것.

유 감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으니 불과 며칠 전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창원 LG의 신선우 감독이다. 용산고, 연세대의 직속 선후배이자 실업팀 현대와 프로농구 현대에서 감독과 선수로 지냈던 사제지간. 이후엔 KCC와 LG에서 코치로 호흡을 맞췄던 사이기도 하다.

시즌 중에 코치가 빠져나가는 것이 달가울 리 없었지만 신선우 감독은 “소신껏 열심히 하라”며 유 감독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유도훈 감독은 “코트에서 신선우 감독님을 적으로 만나게 되면 정말 기분이 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선수들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칠 수 있게끔 도와주고 싶다. 그렇게 하다 보면 좋은 성적도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유 감독은 말했다. 그의 감독 데뷔는 오는 3일 원주 동부와의 원정경기에서 이뤄진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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