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컴퓨터(PC)용 차세대 운용체제인 '윈도 비스타'가 31일 전세계 동시 출시됐다.
한국MS는 31일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발표회를 갖고 가정용인 '윈도 비스타 홈베이직' '윈도 비스타 홈프리미엄' '윈도 비스타 얼티미트' 3종과 기업용인 '윈도 비스타 비즈니스' '윈도 비스타 엔터프라이즈' 2종 등 총 5종류의 제품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엔터프라이즈를 제외한 4가지 제품은 2월 7일부터 14만2,000~53만9,000원에 판매된다.
MS가 5년간 60억 달러를 투자해 완성한 윈도 비스타의 가장 큰 특징은 PC를 TV와 라디오로 변신시키는 홈엔터테인먼트 기능이다.
PC 작업 도중 리모콘을 이용해 지상파 TV 등 방송 내용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고, 자리를 비울 때에는 일시 정지버튼을 누르면 PC에 생방송이 녹화된다. 부재 시에도 방송을 놓치지 않고 이어서 볼 수 있는 셈이다.
또 PC 화면에서 음악 감상 및 라디오 청취, 사진 편집 등을 마우스가 아닌 리모콘으로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어 PC를 가전제품처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홈쇼핑 등을 PC 화면에서 리모콘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검색 기능도 한결 편리해졌다. 시작 메뉴에서 '찾기'를 실행하고 원하는 단어를 입력하면 인터넷 검색용 소프트웨어인 웹브라우저를 실행하지 않아도 인터넷과 PC에 수록된 사진, 동영상, 파일 등 관련 정보를 모두 찾아서 보여준다. 그만큼 검색 시간이 단축되고 방법도 편리해진 게 장점이다.
윈도XP에 비해 자녀 보호 기능도 강화됐다. 부모가 설정 기능을 통해 자녀의 PC 사용시간 및 요일 등을 정할 수 있고, 유해사이트 및 게임도 차단할 수 있다. '작업보고서 보기'를 실행하면 자녀가 방문한 사이트 및 방문 시도 사이트, 실행 게임 등을 일목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어 자녀들의 PC 활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윈도비스타의 이 같은 장점 때문에 적잖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은 "윈도비스타가 반도체 수요를 증가시켜 관련 산업에 큰 파급 효과를 줄 것"이라며 "향상된 그래픽 기술을 지원하므로 저장장치뿐만 아니라 그래픽 메모리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반면 전자금융, 온라인 게임 등은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한국MS 관계자는 "편법인 관리자모드를 실행하면 일부 은행의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6~7개 은행의 경우 2월 말께나 윈도비스타에서 인터넷 뱅킹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완벽한 이용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게임도 마찬가지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1은 이용할 수 있으나 리니지2와 시티 오브 히어로 등은 2월 말에나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포털사이트인 다음과 네이트, 온라인 쇼핑몰인 예스24과 H몰, 그리고 교보, 굿모닝신한, 대신, 대우 등 금융회사의 온라인 거래는 2월 중순 이후나 윈도비스타에서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사이버패스의 김철 정보통신연구소장은 "윈도비스타에서 전자금융 등 일부 인터넷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은 MS가 만들어 배포한 '액티브X'라는 무료 소프트웨어가 때문"이라며 "정상 작동을 위해서는 각 업체들이 네티즌들을 위해 액티브X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사진 박서강 기자 pindropp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