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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디 알렌의 코믹스릴러 '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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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우디 알렌의 코믹스릴러 '스쿠프'

입력
2007.01.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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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을 향하던 배 안에서 당대 최고의 특종기자 스트롬벨(이안 맥쉐인)은 중요한 정보 하나를 얻는다. 내로라 하는 귀족집안의 도련님 피터(휴 잭맨)가 영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타로 카드 연쇄 살인’의 유력한 용의자라는 사실. 마지막 특종을 놓칠 수 없었던 스트롬벨은 미국인 기자지망생 산드라(스칼렛 요한슨)와 어수룩한 마술사 시드(우디 알렌) 앞에 나타나 취재를 요청한다. 시드와 좌충우돌하며 취재를 계속하던 산드라는 피터의 매력에 취해 사랑에 빠지고 상황은 예측불허의 방향으로 전개된다.

과연 이 영화는 어떤 장르일까. 호러? 스릴러? 코미디? 아니면 멜로?

영화 <스쿠프> (원제 Scoop)는 교과서적인 장르 분류법으로 구별 지을 수 없는 작품이다. 굳이 규정한다면 ‘안경 쓴 채플린’이라 불리는 우디 알렌표 코믹 스릴러라 할까.

웃음과 서스펜스 그리고 달콤한 로맨스가 황금비율로 섞인 <스쿠프> 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오케스트라의 화음과 비견할만한 영화다. 산드라가 피터의 정체를 캐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피터의 소지품과 집을 뒤지는 장면, 부드럽고 따스한 웃음 뒤에 숨겨진 피터의 악마적 이중성, 그리고 알프레드 히치콕이 즐겨 쓰던 ‘맥거핀’(macguffinㆍ미끼 속임수라는 뜻으로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종의 영화적 트릭) 효과 까지. <스쿠프> 는 가슴을 죄는 여러 스릴러 장치들을 동원, 극장 안에 불이 켜질 때까지 관객의 호흡을 가쁘게 한다.

자칫 딱딱해지고 지루해질 수 있는 장면 사이사이 등장하는 유머 넘치는 대사는 윤활유 역할을 하며 극적 재미를 더한다. 특히 “전 유대교 가정에서 태어났죠. 근데 크면서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어요” 등 어눌한 말투로 폭포수처럼 쉴새 없이 쏟아지는 알렌의 재치만점 수다는 압권이다.

뉴욕에 병적으로 집착했던 알렌이 <매치 포인트> 에 이어 런던을 배경으로 찍은 두 번째 작품. 웃음을 덜어내고 삶과 사회에 대한 냉소를 더했던 <매치포인트> 와는 결을 확연히 달리한다. 2월1일 개봉, 12세.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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