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후반의 가장이 뒤늦게 교사의 꿈을 이뤄 화제다. 주인공은 서울 모 어학원에서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조윤재(47ㆍ사진)씨다. 조씨는 30일 발표한 서울 지역 중등 임용고사에서 4명을 뽑는 ‘건설’ 교사직에 응시, 24.8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응시자 가운데 최고령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조씨는 부산대 건축공학과를 1986년에 졸업한 후 모 건설회사에 첫 직장을 얻었다. 이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 등을 거치며 사원 교육 등을 맡다가 점점 남을 가르치는 일에 흥미가 생겼다.
교사가 되겠다고 결심을 굳힌 그는 ‘작전짜기’에 몰두했다. 합격을 하려면 최소한 1,500시간은 공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러나 직장인으로서 시간을 내기가 만만치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2005년 부산에서 서울로 발령 받았다. 주말 휴일엔 열차 안에서 공부를 했고, 평일엔 인터넷 강의를 듣고 내용을 요약한 후 자신의 음성을 녹음해 틈나는 대로 듣고 다녔다. 그는 2번의 고배를 마신 후 총 99명이 지원한 세 번째 시험에서 결국 합격할 수 있었다.
조씨는 앞으로 “학생들과 돈독한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교사”가 되길 희망했다. 교육계의 오랜 논란 거리인 교원평가제에 대해서도 긍정적이다. “무조건 반대하기 보다는 ‘어떻게 받을 것인가’하는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을 숨기지 않았다.
함께 임용시험을 치렀다가 떨어진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에겐 말을 아꼈다. 자신도 떨어져 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힘들기는 하죠. 그렇지만 정말로 교사를 천직으로 알고 도전해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결코 흔들리지 말아야 합니다.”
박원기 기자 on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