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re you feeling today(오늘 기분 어때요)?”란 말로 교사는 수업을 시작한다.
학생들은 밝은 표정으로 “Very nice”(매우 좋아요)를 외쳐댄다. 인사말이 끝나자 팝송 가 흘러나오고,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은 율동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른다. 축제 분위기가 무르익자 교사는 동화 <시골쥐와 서울쥐> (The Country Mouse and the City Mouse)를 들려 주며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시골쥐와>
‘대한민국 최고의 영어 수업’이 열렸다. 전국 각지의 학부모와 학생, 300여명의 영어 교사들은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교원소청심사위원회 대강당에서 전국 최우수 수업으로 뽑힌 3편의 수업을 지켜봤다. 강당 출입문 앞 복도까지 꽉 찰 정도로 관심이 대단했다.
윤영화(34ㆍ서울 염동초) 박행란(44ㆍ경기 야탑중) 김선영(34ㆍ대전 문성초) 등 3명의 여교사는 제자들과 함께 각자의 수업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4월 시ㆍ도교육청을 통해 영어수업개선 연구대회를 열었고, 전국 550명의 영어교사가 대거 응모했다. 교육부는 시ㆍ도 대회를 거친 39편을 다시 현장평가 방식으로 심사해 최종 15편을 뽑았고 이 가운데 ‘1등급’ 수업 3편을 선정했다.
각자의 수업 스타일은 다르면서도 일맥상통했다. 소품과 도구를 최대한 활용해 학생들을 집중하게 만들고 언어 학습의 4가지 분야(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를 통합적으로 다룬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 교사는 “생활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을 재구성하는 게 좋은 영어 수업”이라며 역할연기(롤 플레잉)와 영어동화책 등을 적극 활용했다.
박 교사는 ‘비계설정자’(Scaffolder) 이론을 도입한 수업 진행으로 관심을 끌었다. 이는 ‘능력 있는 또래로부터 배울 때 학습 능률이 커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작은 그룹을 만들어 서로 협력하며 재미있는 게임을 즐기는 동안 영어를 자연스럽게 터득할 수 있도록 했다. 비계(飛階)는 건축공사 때 높은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설치하는 임시가설물이다.
김 교사는 영어 교과서 CD를 이용해 문장을 외운 뒤 리듬에 맞춰 익힐 문장을 따라 읽게 했다. 그는 “영어는 독창성도 중요하지만 말하고자 하는 뜻을 최대한 표현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하게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주 교육부 영어교육혁신팀 연구사는 “앞으로도 현장에서 영어 수업에 관한 좋은 아이디어를 받아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원기기자 o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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