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동연 의원 탈당에 이어 김한길 원내대표, 강봉균 정책위의장이 탈당을 검토하는 등 열린우리당 내 주류세력의 이탈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잠재적 여권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30일 “한나라당 집권 자체가 목표일 수 없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손학규 전 지사는 이날 목포 K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무조건 집권하는 것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며 “집권을 해서 선진국, 부자나라, 부자국민을 만드는 것이 집권의 근거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지금처럼 한나라당이 벽을 높이 쌓고 안주하려고 해서는 안 되며, 시대변화에 대한 적응능력을 키워야 한다”며 “당을 변화시켜 이 정부에 실망하고 지금의 한나라당의 만족 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만족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손 전 지사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이 발언은 당이 전날 의원 연찬회에서 ‘당 운영의 목표를 정권쟁취에 두겠다’고 한 것과 차별화되는 것으로, 단순히 한 정파의 입장에 머물기보다 국민의 입장에서 정권교체를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금과 같은 한나라당의 구성과 방향성을 유지한 정권교체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한편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경우 당을 뛰어넘는 다른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우리당은 중앙위 당헌개정안 의결에도 불구하고, 지도부와 주류세력의 탈당이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절차적 난관을 넘어섰다고 해서 본질적 문제가 풀리지는 않는다.
우리당 중심의 변화로 신뢰를 회복할 수 있겠느냐”며 탈당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말께 원내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명과 함께 집단탈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봉균 정책위의장도 “시간을 지체할 여유가 없으며 우리당 중심의 통합신당은 희망이 없다”고 탈당의사를 확인했다. 강 의장은 관료출신 의원 모임인 ‘실사구시’ 등 실용파를 규합해 내달 14일 전당대회 전에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동영 전 의장은 당 사수파에 대해 “정치노선을 폐기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정 전 의장은 일단 전당대회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사수파의 갈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전대 전후 탈당도 불사할 방침이다.
신당파 5개 모임 소속 간사 의원 7명도 회동을 갖고 “중앙위의 문제해결은 신당파 의원들의 고민을 해결하지 못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한편 염동연(광주 서구 갑) 의원은 이날 “중도개혁통합신당 건설과 정권재창출에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탈당했다. 이로써 우리당 의석은 134석으로 줄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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