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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 동안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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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호의 길 위의 이야기] 동안의 비밀

입력
2007.01.30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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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조영남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이 앞다투어 환갑을 맞았다는 기사를 봤다. 아아, 그 양반들이 벌써 환갑이라니. 지금도 가끔 열린음악회에서 '이 밤이 지나가면 나는 가네, 우우' 하며 노래를 부르는 트윈폴리오는, 환갑은커녕 오십도 되어 보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TV에 자주 나오는 사람들은 나이에 비해 언제나 좋은 피부와 혈색을 지니고 있다. 여든이 넘은 전직 대통령들도 그렇고, 지휘자들도 그렇고, 국회의원들도 그렇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과는 다른 얼굴들이다. 언젠가 한 선생님이 그에 대한 당신의 지론을 말해준 적이 있다. '면전에서 많은 사람들의 박수를 받고 사는 사람들은 늘 동안이야.

우리가 늘 정치인들을 욕하지만, 면전에선 차마 그러지 못하거든. 늘 박수를 쳐주고, 웃어주지. 지휘자들도 마찬가지고.' 과연, 그것이 동안의 비밀일까? 해서 나도, 밤늦게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한 아내를 보자마자 박수를 치며 '와와' 환호성을 질러댔다. 그런 내 모습을 본 아내는, 한숨을 내쉬며 말없이 안방으로 들어갔다.

비정규직인 아내는, 다음달에 퇴사가 결정됐다고 한다. 현관에는 아내가 트럭자판에서, 2,000원에 30개 막판떨이로 사온, 쭈글쭈글한 귤들이 쓸쓸하게 놓여 있었다.

소설가 이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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