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이 해외 여행과 연수ㆍ유학을 떠나는 국가가 다양해지면서 우리나라가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여행수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지역별 경상수지 동향'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은이 분류하고 있는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EU) 동남아 중동 중남미 등 세계 7개 지역에 대한 우리나라의 여행수지가 2005년을 기준으로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여행수지는 여행과 유학ㆍ연수 등의 목적으로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서 쓴 돈과 외국인이 우리나라에서 쓴 돈의 차이를 나타낸 것이다.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8년만 해도 중국을 뺀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여행수지가 흑자였지만, 7년 만에 전 세계를 상대로 모조리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역별 여행수지 적자액은 미국(32억6,500만 달러) 중국(15억5,400만 달러) 동남아(12억6,500만 달러) EU(8억8,500만 달러) 일본(5억3,600만 달러) 중동(5,500만 달러) 중남미(1,800만 달러) 등의 순이었다. 아프리카 등 나머지 지역에서도 20억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특히 1998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줄곧 여행수지 흑자를 기록했던 일본마저 사상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원ㆍ엔 환율 하락으로 원화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2004년 1,700만 달러 여행수지 흑자를 기록했던 중남미마저 적자로 반전됐다.
중동지역은 적자 규모가 2004년 1,300만 달러에서 2005년 5,500만 달러로 4배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2005년 여행과 연수ㆍ유학 등으로만 전 세계에서 96억 달러의 적자를 봤고, 지난해에는 이 보다 늘어 11월까지 적자액이 116억 달러에 달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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