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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국내 휴대폰업계

입력
2007.01.28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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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휴대폰 업계가 세계 경쟁업체의 대대적인 공세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 1, 2위인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3위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벌린 반면, 4위인 소니에릭슨은 삼성전자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삼성전자, LG전자의 점유율은 더 떨어져 휴대폰 업계 위기론이 제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5대 휴대폰 업체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보면,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외국업체들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올라갔고 삼성전자, LG전자의 점유율은 하락했다. 노키아는 분기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 1억대를 넘어서며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시장 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노키아는 4분기에 1억600만대의 휴대폰을 팔아 시장점유율을 2005년 34%에서 지난해 36.1%로 늘렸다.

모토로라도 마찬가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8.6% 떨어졌지만 시장 점유율은 4% 가량 증가한 22.4%를 차지했다.

‘글로벌 빅5’에 가장 두드러지게 약진한 곳은 소니에릭슨. 2005년 LG전자와 비슷한 6%대의 시장 점유율에 그쳤던 소니에릭슨은 ‘워크맨폰’ ‘샤이버샷폰’ 등 중ㆍ고가폰이 잇따라 히트하면서 점유율을 8.9%로 급상승시켰다.

외국업체들이 가져간 시장점유율은 모두 국내업체들 몫이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에 3,2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해 전년 같은 기간(2,720만대)보다 늘었으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11.1%에서 10.9%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LG전자도 점유율이 5.8%로 전년 동기 6.6%에서 0.8% 하락했다. 3위인 삼성전자는 노키아와 모토로라 추격은 고사하고 4위 소니에릭슨에게마저 바짝 쫓기는 신세가 됐다. LG전자는 이미 5위로 내려 앉았다.

국내 업체들이 경쟁업체에 밀리고 있는 것은 제품 및 마케팅 전략에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노키아, 모토로라는 고가부터 저가 제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내세워 선진국과 인도, 중국 등 신흥시장까지 전방위로 공략,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반면 국내 업체들은 고가폰 위주 전략을 펼치다가 지난해 급속히 확대된 저가폰 위주의 신흥시장을 놓쳤다. 여기에 환율 하락과 마케팅비용 증가도 국내 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들이 경쟁업체들의 막강한 브랜드 인지도와 대량 생산에 따른 낮은 가격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 모토로라는 고가폰과 저가폰을 무기로 유럽시장과 신흥시장을 골고루 공략하는 이원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여 올해도 국내 업체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삼성전자 최지성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휴대폰 매출을 늘려 노키아를 추격할 것”이라며 “1년만 지켜봐 달라”며 나름대로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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